동해병기법안에 공헌한 한인들
by 피터 김 | 18.03.13 12:41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들이 민중의 목소리를 들어 동해 병기 법안을 통과시켜준 핵심은 버지니아주 15만 한인들의 결집(結集)이었다. 하지만 한인들의 결집이 어느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문화와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들로서 어렵고 힘든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한인들은 사실상 동해 병기 시민 운동에 일일이 참여하고 신경쓸 수 있는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아무리 민족적인 이슈인 동해나 독도, 그리고 위안부 문제라도 처음부터 모두 한꺼번에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될 수 없다. 이런 한인의 민족적인 이슈를 책임지고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야 할 지도자와 단체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대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유능한 지도자와 단체, 그리고 협조해주는 개인 및 다른 한인 단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주신 한인 단체들의 노력과 희생, 그리고 그들의 강력했던 의지를 기술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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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미주 한인의 목소리 (Voice of Korean Americans VoKA):

VoKA는 필자인 회장을 중심으로 8 명의 임원들로 구성된 매우 작은 비영리 단체이다. 버지니아 동해 병기 법안 통과에서 선봉에 섰던 단체로서 사전에 치밀한 전략과 행동 계획을 수립하여 버지니아 주 의회 140명의 상하원 의원들을 1년 넘게 끈질기게 공략했다. 동해 병기 캠페인을 위해 15만의 한인들을 결집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으며 49개 단체를 동해 병기 시민 운동에 동참하도록 만들었다. 필자인 회장을 비롯해 모든 임원들이 사재(私財)를 털어 동해 병기 캠페인을 추진해 왔으며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우리 한민족의 바다 '동해'를 되찾기 위해 앞만 바라보고 힘차게 달려왔다. 핵심 인사로서는 회장과 항상 그림자처럼 움직였던 은정기 상임위원장, 뒤에서 조용히 회장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현명한 대처와 결정을 할수 있도록 혹독한 자문과 충고를 끊임없이 해준 이준호 이사장이 있다.

은정기 위원장은 본인의 빌딩 청소 회사 문을 닫게 될 정도로 동해 병기 캠페인에 미쳐 버렸던 참다운 대한민국의 애국자이다. 필자가 있는 곳에 항상 함께 있었고 필자가 가는 곳에 항상 같이 갔으며, 필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힘을 실어주었던 은정기 위원장이 없었다면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 법안 통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매형인 이준호 이사장은 절대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항상 뒤에서 필자와 모든 어려움과 시련을 논의하며 헤쳐나가는, 그야말로 필자의 장자방 역할을 크게 한 사람이다. 그의 희생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인들을 위해 올바른 일'이라는 굳은 믿음이 바탕이 됐다.

워싱턴 버지니아 통합 한인 노인 연합회(Washington Virginia Consolidated Korean American Senior Citizens Association): 한인노인연합회는 북버지니아 지역의 2000 명이 넘는 어르신들을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서 우태창 회장의 지도력을 중심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 한인 단체다. 동해 병기 캠페인 초기에는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해 동참하지 못했지만 20141 8일 버지니아 주 의회가 개원하면서부터 적극적인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다. 엄청나게 춥고 눈이 많이 내렸지만 20141 월부터 3 월까지 우태창 회장은 많은 한인 어르신들을 동원해 버지니아 주 의회로 달려갔고, 동해 병기 법안을 심의하는 상하원 의원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미 정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유권자들이 바로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 시민으로 유권자이고, 은퇴를 하셨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해 매번 선거때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무서워하는 어르신들이 주 의회에 대거 몰려갔고, 결국 버지니아 동해 병기 법안이 성공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중 가장 으뜸이고 일등공신이 바로 한인노인회라고 생각한다.

노인회는 매번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동해 병기 법안 심의가 있을 때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벽 3 시부터 어르신들을 깨우고 버스에 태워 2 시간 넘게 운전해 주 의사당에 도착했다. 그 어르신들이 질서정연하게 의사당 안에서 이동을 했고 주 상하원 의원들이 동해 병기 법안을 심의하고 표결하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봄으로써 엄청난 무언의 압박(壓迫)을 의원들에게 가했다. 미국에서 유권자들 중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가장 두려워하는 정치인들인 만큼 매번 수백명의 어르신들이 주 의회로 달려와 동해 법안 심의를 지켜보는 상황에서 동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기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어르신들을 가장 무서워하는 이유는 투표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특히 버지니아주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팽팽한 힘겨루기 중이기에 매우 작은 표차이로 상하원 의원의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유권자 파워를 가진 한인 어르신들의 위상은 아주 높은 편이다.

물론 VoKA의 회장과 임원들이 사전 전략과 계획 아래 철저히 준비하긴 했지만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고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개입한 상황에서 주지사는 동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까지 동원해 동해 법안 통과가 그리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다섯 차례나 수백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버지니아 주 의사당에 나타난 것은 주 상하원 의원들이 막강한 정치력이나 로비에 굴복하지 않고 버지니아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어 미국의 참 민주주의를 지키도록 한 원동력이 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워싱턴 지역 49 개 한인 단체들이 동해 병기 캠페인에 동참했지만 노인회가 그중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단체라는 것을 필자는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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