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11월에 실시하는 대입수능시험(大入修能試驗) 무렵이면 전국 곳곳의 영험(靈驗)한 기복신앙지(祈福信仰地)에는 많은 입시생 어머님들이 운집(雲集)하여 자식의 대입합격(大入合格)을 위한 눈물겨운 기도(祈禱)가 온 산하(山河)에 펴져 흐릅니다. 예전 단수지원(單數志願) 때에 비해 덜 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곳 중에 ‘팔공산(八公山) 갓바위’가 으뜸이 아닐까 싶은 것은, 시험날 9시 TV 뉴스에 주요 소식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갓바위가 있는 정상에 한치의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기원인파(祈願人波)의 장면에 아찔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매년 있는 일이지만, 뉴스를 듣고 나면 늘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것은 모두 어머님들의 기도(祈禱) 덕(德)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갓바위 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대구(大邱) 인근, 능금의 고장인 영천(永川)에는 신비석(神秘石) ‘돌할매’가 있습니다.

그 시작을 알 수는 없으나 대략 350여 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의 숭배의 대상이었으며, 마을의 수호신(守護神)으로 돌할매를 모셔왔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대소사(大小事)나 집안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占)을 치거나, 마을에 전염병(傳染病)이 돌거나 흉사(凶事)가 생기면 ‘돌할매 다지러 간다’며 참배를 했고 매월 음력 보름이 되면 동민제(洞民祭)를 지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6•25 전쟁에 참전했던 이 마을 출신 군인들은 ‘돌할매’ 덕분에 모두 무사히 고향으로 올 수 있었다는 일부 주민들의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무게는 약 10kg, 직경 25cm, 타원형인 화강암인 돌을 들어 운세(運勢)를 점친다고 하여 ‘돌할매’라 부릅니다. 두 손으로 돌을 들어올릴 때 돌이 들리지 않고, 꿈쩍도 하지 않으면 소원(所願)을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돌할매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생긴 이유는 예언력(豫言力)에 대한 신통력(神通力)이 아닌, 사람들의 소원 하는 바에 따라 돌이 들리거나 들리지 않거나 하기 때문입니다..
돌할매에게 소원을 비는 것에도 의례(儀禮)가 있는데, 우선 돌할매 앞에 가면 먼저 합장(合掌)한 후 삼배(三拜)하고 돌을 한 번 들어 올려 봅니다. 그리 무겁지 않아 웬만한 어른이라면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세를 바르게 하고 돌할매 앞에 서서 자신의 이름과 나이, 주소를 말한 후에 진심을 담아 소원(所願)을 말하고 다시 한 번 돌을 들어 올리면. 돌이 들리지 않거나, 처음보다 무거운 듯하면서 아래쪽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진다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돌할매는 사람들이 소원하는 바에 대해 가부결정(可否決定)을 해 준다는 것이, 돌할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소원을 빌었을 때, 돌이 들리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무조건 소원성취(所願成就) 여부가 결정이 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20여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돌할매 주변에는 소규모의 공원도 생기고 예전에는 없던 돌할매 조형물도 만들었습니다. 휴일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며. 수년 전 누군가가 돌할매를 훔쳐갔으나 멀리 들고 가지 못했는지 가까운 곳에서 돌할매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부터는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돌할매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돌할매는 현재도 민간신앙(民間信仰)의 한 형태로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위로 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도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돌할매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하게 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언제부턴가 부근에 ‘돌할배’가 생겼고 유사 돌할매도 몇 곳이 있다고 합니다. 가볼 기회가 있으면 잘 알아보고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