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회향학적 원리(41 최종회)
by 현승효 | 24.05.05 18:01

'현승효사상' NEWSROH 연재

 

 

내적 감동이란 언제나 정념 자체에 대한 기쁨으로 나타난다. 괴롭고 슬픔에 몸을 떠는 자가 슬픔 자체가 주는 감동에 의해서 더욱 슬퍼지는 것은 정념의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는 슬픔의 정념 자체에 대한 기쁨에 의해서 촉진되는 것이다.

 

이것은 그러한 정념이 나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데 대한 환희다. 이것은 바로 인간의 양면성의 불일치가 해소되는 데에 대한 기쁨으로, 회향적 존재에게만 귀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내적 감동은 어떠한 정념보다 강열하여 슬픔과 눈물에 의해서도 감소되지 않는다.

 

정념의 내적 감동을 고려하면, 관계적 정념에서 시작하여 관계를 떠난 정념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은 이성 없이는 살 수 있지만 정념이 없으면 이미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불일치에서 일치로 나아감으로써 존재 자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정념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과정은 육체적 감각에서 시작되어, 불안과 공포라는 정념으로 이행하고, 이어서 인식으로 나아가며, 다시 만족이라는 정념과 육체적 순응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념의 힘은 관계 속에서 발휘되지만 탈관계, 즉 일치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 힘은 언제나 일치의 방향으로 복귀하려는 나침반의 자력과 같다. 이 힘의 최초의 모습은 생의 의지로서의 보존과 유지의 힘, 즉 육체적 존재의 평형을 향한 자력이다. 그것은 언제나 불일치에 대해서만 작용하는 힘이다. 이 원초적 시작으로서의 힘은 자유의지 영역에서 완결되어 소멸 되고 그 존재 자체로 복귀한다.

 

존재 자체는 유일하여 비의존적이며 실체이고 무한한 것이다. 이것은 바로 신의 속성에 속하는 것이다. 상황적 자아는 존재 자체를 향한 복귀력을 가진다. 이 자아는 우선 정념으로 나타난다. 정념은 육체와 정신이라는 두 개의 부교 위에 떠있는 하나의 점평형안정이다. 정신과 정념의 최고 안정 상태는 공()과 무(). 이 안정적 일치가 흔들릴 때, 그때 육체와 정신의 분리가 야기되고 이 불일치가 파악됨으로써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여기서 존재 자체로의 복귀가 시작된다. 이제 현존재와의 관계가 해소되고 모든 것이 소멸된 공으로 복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불안에서 안정에 이르는 과정은, 일원으로부터 이원 화가 이루어져 존재 자체가 현존재에 이르고 일체의 관계를 거친 후 다시 일원에 복귀하는 것이다.

 

맹목적 삶의 의지에 따라 대상에 접근하는 힘은 우선 관계에 접근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관계의 해소를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접근은 단순히 감각적 대상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한정하고 규정하는 실천적 힘에 의한 변조이기 때문이다. 이 힘은 주어진 관계를 뚫고 탈관계적 실체인 자기 자체에 도달하는데, 여기서 그 힘은 충족완성된다.

 

그 완성은 그 의지의 충일로서 종결을 의미한다. 이렇게 자기의 궁극적인 상태에 도달한 자기 확신의 실천적 힘은 이제 관계 속에 역으로 투입되어 그 관계의 해소를 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관계의 해소는 새로운 관계의 형성에 의해 지속적으로 수행된다. 그것은 관계가 복수에서 단수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 힘의 소재는 존재 자체가 관계 속에서 발휘되어 갖는 선천적 의지에 있다.

 

이때 새로이 결정된 관계는 동시에 그 관계 속에 관계 해소를 위한 씨앗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궁극적 목적은 관계 그 자체의 해소라는 목적만 아니라, 이 목적의 실현을 통해 그 목적의 인도적(引導的) 성격도 소멸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전승된 관계의 해소에 의한 새로운 관계는 하나의 밀월 시기를 가진다. 그러나 그 밀월 시기는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관계적 불일치에 의해 다음 순간 질곡으로 전환되고 이때 또 다시 실천적 의지가 발휘된다. 이러한 궁극적 관계 해소는 신적 합일과 같은 하나의 유일한 관계에 의해 대체되더라도 그것은 최대의 투쟁을 야기한다. 즉 관계가 타파되어 단순화되는 데에 정비례하여 투쟁의 강도는 증가한다.

 

최후의 관계 해소에 의한 완전한 목적 달성은 공과 멸로서의 자기존재 자체에 도달함으로써 탈관계 속에서 안주하는 것이다.

 

이 궁극적인 단계에서는 인식과 마찬가지로 정념도 소멸할 것이다. 현존재의 정념과 인식은 관계라는 자기 외적 원인, 외적 존재에 의해 촉발된다. 이때의 운동은 자기원인에 의한 운동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은 자기원인, 즉 정념과 인식과 감각을 가지고 있는 본유적 존재인 자신의 추락이다.

 

회향이 관계의 해소에 의한 존재 자체의 실재적 구현이라면, 도덕은 구원에 대한 자기 열망의 지속을 위한 의지 내지 신념에 관한 것이다. 도덕의 준칙은 일치로 향하라!’이다. 즉 관계적 정념에 의한 불일치와 대립의 소멸이다. 그 본질은 존재 자체로서의 각 개인들 사이의 교감과 교류다.

 

완벽한 회향은 일체의 관계를 떠난 개방성전체성무한성이야 한다. 인간의 완전한 회향은 사회적 제 관계의 변혁을 넘어서 자기의 내면에서 완결된다. 즉 국가에서 세계국가 및 무정부로 발전하더라도 내적 심정의 충일에서 완결된다는 얘기이다. 인간이 관계 속에 있는 한 회향은 완결될 수 없고 또한 현실적으로 인간은 관계에서 떠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존재의 회향은 오직 관계의 파괴라는 행위에서만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이 행위가 아닌 안주는 영원한 실향을 뜻한다.

 

이때 관계란 불일치로서의 관계다. 만일 그 관계가 질곡이 아닌 관계일 경우 인간은 자신에 침잠함으로써 공()에 도달할 수 있고, 이때 회향은 완결된다. 회향은 외적인 것에서 시작되더라도 내면에서 완결되는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노천희, 내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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