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회향학적 원리(38)
by 현승효 | 24.04.04 15:23


맑스는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형성한다는 철학적 입장에서 이론을 전개한다. 즉 경제적 하부구조가 정신적 상부구조에 반영 된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인식주체의 합일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즉 진정으로 인식된 것은 만인에게 동일하다고 보는데, 이 동일한 것은 인간 자체를 자유의 실체로 본 것이다.

 

존재를 최종적으로 지배하는 법칙을 맑스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자유와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은 굴복'복종'에 길들여진 노예의 삶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유물론에 기초를 두고 역사의 원동력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에서 찾는 맑스주의이론도 궁극적으로는그 출발점인유물론적 견해의 소멸을 지향한다.

 

맑스가 자본주의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 상품에서는 그 상품의 주체인 인간들의 관계가 배후에 가려지고 만다. 즉 상품의 효용가치를 이용하려는 자가 돈이라는 상품으로 구매하려는 상품을 대할 때, 그것은 즉시 유물론과 관념론의 통일 교환가치로 전환하고 여기에서는 상품가치 대 상품가치의 양적 관계만이 남아있고 생산자와 구매자의 인간성과 독창성 그리고 모든 인간 존엄은 배후에 가려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품 대 상품의 관계에서 물신숭배가 팽배한다는 이론은 맑스주의의 주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결국 맑스주의가 추구하는 것은 유물론 사상의 해소에 있다.

 

우리는 근원이 아니라 오직 출발점으로서 유물론적 입장을 옹호할 뿐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부정되어 다음 순간 관념론으로 전도되기 때문이다. 존재에 대한 인식의 가능태가 선행되지 않으 면 안 되는 것이다. 동시에 이 가능태 자체로서 존재를 가지지 않는 것은 무와 동일하기 때문에, 관념론적 입장도 공히 전도된다. 다시 한번 부정되는 것이다.

 

인식이 현존재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는 한, 물질을 제일원인으로 보는 유물론은 정당하다. 그러나 존재 자체에 도달할 때, 그것은 부정되어 전체적인 것으로 전개된다.

 

물질에서 시작하여 존재 자체에 도달하고 이것에서 보편성으로 전진한다는 말은, 진리는 오직 인간적 진리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물론과 관념론이 도달하는 어디에도 외부에서 지배하는 보편성은 없을 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의 보편성도 순수한 인간 이성에 따른 보편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은 물질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을 부정함으로써 물질을 초월하는 존재다. 따라서 일방적 유물론이나 관념론은 부분적인 것일 뿐이다. 우리는 존재에서 벗어나 탈존재적 실체로서 인간을 발견 한다.

 

유물론과 관념론 어느 쪽도 진리의 절대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다. 선험성에 도달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적 입장에서 찾아낸 척도일 뿐이다. 신적 절대가치에 의한 영원한 진리의 척도, 불변불멸하는 진리 따위는 없다.

 

그래도 우리는 진리의 기준으로 두 가지를 설정할 수 있다. 하나는 현상적 자연에서 보는 자연법칙이다. 이것은 적어도 인간 자체를 초월해 있는 진리의 척도다. 다른 한편 우리 자신 속에서 불변하는 진리를 끌어낼 수 있다. 그것은 인간적 진리, 목적을 위한 진리다. 즉 현존재를 불완전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 완전성을 추구할 때, 이 목적과의 일치라는 것이 그 기준이다.

 

이때 우리는 진리의 원천을 인간 자신에게서 찾게 된다. 보편적 진리의 원천은 경험적 인식이 끝나는 곳, 정신이 자신 속에서 또 자기 자신으로서 자신을 전제하는 곳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너 자신을 알라는 신비주의자 바이겔((Valentine Weigel, 1533-1588)의 구호는 재해석된다. 모든 진리의 원천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성질을 알면 신성의 비밀을 알게 된다. 세계 인식의 안내에 의해 인간은 신의 인식에 도달하고 다시 이것은 인간의 자기의식에 도달한다.

 

이러한 심정의 깊이에서 세계도 신도 내재화되며 인간은 우주의 정점을 점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이러한 일반적 순환에 의하여 종결된다. 이러한 전체적, 일회적 회귀의 근원은 실향에 있다. 인간적 사실에서 근원적인 문제는 유물론이나 관념론이 아니라 실향이라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노천희, 내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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