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회향학적 원리(34)
by 현승효 | 24.02.26 19:13

변증법적 인식방법

 

 

인간이 자연과학에서 발견하는 진리라는 것은 모두 어떤 한계에서만 타당할 뿐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비아를 전면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인식의 수용한계를 최대로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자체에 가장 가까이 도달하는 인식의 양태일 것이다. 비아를 전면적으로 고찰한다는 것은 비아를 전 과정 속에서, 즉 그 운동의 전 과정에 걸쳐서 파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법이야말로 변증법적 인식의 진수다. 이런 이유에서변증법 을 논리의 최고 형태로 삼지 않을 수 없다. 인식 방법으로 도입한 변증법은 이와 같이 인식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는 일군의 철학자들이 직면했던 물자체와 현상의 관계에서 물자체와 현상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 전제된다.

 

이제 인식의 생성에 주목한 과학자들이 변증법적 과정 속에서 그들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인간적 진리가 모두 부분적 진리임을 시인하고 여태껏 우리가 너무나도 존경과 신뢰를 바친 것이 결국은 가상이었다는 사실과 인간의 비논리성을 인정하더라도, 우리가 전혀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인식의 한정성과 비논리적 실상을 자각한 자에게는 모든 정신적 전통이 요동한다. 인식의 본질을 가장 먼저 직감한 자는 아마 실연한 사람처럼 비탄과 경악, 회의에 젖었으리라. 그것은 헤어날 수 없는 비극의 탄생이었고 모든 유산의 도괴(倒壞)였으니까. 그래서 천재시인 바이런은 불멸의 비가를 부른다.

 

인식은 슬픔/ 가장 많이 아는 자/ 너는 치명적인 진리로 말미암아/ 가장 깊이 탄식해야 하리./ 인식의 나무는/ 생명의 나무는 아니니

 

그러나 우리는 다정다감한 심성을 지닌 어린이 같은 시인이 아니다. 시인은 감동적 충동을 늘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

문제는 회향이다. 파산한 유산을 정리해 단호히 다시 투쟁을 결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비극은 유산의 붕괴와 전복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식을 숙명적으로 제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한정적 인식에 의존하는 한 완전한 회향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괴로운 예감에 기인한다. 물론 우리가 회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확신에 찬 아집과 이기와 타산에 사로잡힌 악의적 인간들의 반대를 접어두고 오직 인식만을 염두에 두더라도, 우리에게 죽음조차도 잠재울 수 없는 소망이 있고 또 그것을 견지하고자 하는 집념이 있는 한, 우리는 어떤 것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인식이 아니라 자유의 실체인 우리들 자신이야말로 불변의 척도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불변적 인간본질을 척도로 할 때 비로소 부분적 진리로서의 인간 진리는 상호 상대성을 부여받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정당한 평가에 의해 통일될 수 있고 우리의 목표인 회향의 길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의 실체야말로 제() 척도들의 궁극적 척도가 되어야 함은 회향만이 지고의 과제이고 모든 반-인류적인 것은 단호히 거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진리를 고찰할 때 인간학적으로 출발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인류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 핵에너지도 반-인류적 공포로부터 해방할 수 있으며, 이념에 의한 소모전의 대의명분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상 명령이 잠들지 않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유의지가 아직 우리를 몰아대고 있는 동안, 우리는 인식의 한계를 반성하고, 비록 제한된 인식에 의해 서는 완전히 아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합리적 이성주의가 주는 낙천성의 모든 나약한 가르침에 항거하여 확고한 인식을 추구하는 우리의 자세다. 이러한 결단으로 우리는 이 거대한 세계의 내부를 두려움 없는 눈으로 응시하며 그 속으로 돌진하려 하는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노천희, 내님 불멸의 남자 현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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