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를 추천합니다
by 이재봉 | 23.10.02 22:28



 

 

오랜만에 책 한 권 강추합니다. 한 달 전 202391, 간토대학살(關東大虐殺) 100주년이었는데, 바로 다음날 그에 관한 값진 책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전날 출판되자마자 보내주었습니다만. 작년 비전향 장기수들에 관한 가슴아픈 얘기를 담은 <송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펴냈던 민병래 선생이 100년 전의 끔찍했던 간토대학살의 실상을 파헤친 <1923 간토대학살 침묵을 깨라>(원더박스, 2023.9). 한글을 모르는 노인과 이주민을 상대로 문해교실을 운영하며 시민운동에 몸담고 있는 저자가 이렇게 묵직한 내용의 책을 연거푸 펴낸 겁니다.

 

1923년 간토대지진을 틈타 일본 군대와 경찰이 적어도 6600명이 넘는 조선인들을 끔찍하게 학살했습니다. 일본은 아직 사죄와 배상은커녕, 진상 규명조차 거부하고, 한국은 여전히 애써 외면하며 침묵하고 있지요. 학살당한 사람들을 위한 어떠한 기념물도 만들지 않고 추도행사도 일체 갖지 않으면서요. 두 나라의 양심있는 시민들이 진상 규명 사죄를 요구할 뿐입니다.

 

저는 이 끔찍한 집단학살에 관해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참 부끄럽습니다. 간토 지역에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에 흥분한 민간단체인 자경단이 저지른 일이라는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었거든요. 일본 교과서에도 군경이 의도적, 계획적으로 저질렀다고 써져 있다는데 말이죠.

 

자경단의 충동적, 즉흥적 범죄가 아니라, 지진에 따른 수백만 이재민이 반정부 투쟁에 나설까봐 내각이 직접 조선인 폭동설을 퍼뜨리며 계엄령(戒嚴令)을 내리고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조선인들을 희생양 삼아 위기에서 벗어난 사건이라는 겁니다. 간토대학살의 진상을 부분적으로나마 제대로 밝힌 이 책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글 이재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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