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로 냇가 둑 보수
사랑마운틴엔 1930년대 흐르는 냇가를 콘크리트 공사로 막아 만든 수영장 잔해(殘骸)가 있었다. 세월속 어느 지점에선가 자연 재해로 무너져 내린 이곳에 2012년 둥지를 틀었다. 폐허된 이 수영장 안에는 큰 나무 약 10그루와 잡목들로 수북했다. 2년뒤 베어낸 잡목 중엔 수령(樹齡)이 약 40년이 넘는 것도 있었다.
이집이 건축된 것이 1938년, 수령 40여년의 나무를 벤 해가 2014년이니 최소한 1970년 이전, 1960년대 후반기 어느쯤에 홍수가 나서 엄청난 물의 양을 견디지 못하고 수영장 둑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자연히 수영장 역할이 안되었으니, 주인은 수영장 복구를 포기 했을 것이다.
그때 쯤은 집주인도 나이가 들어 아이들도 성장해 분가하고, 복구의 큰 의미와 가치가 있지 않았을거 같다.
이 집의 세번째 주인인 나는, 돌로 가득 채워진 그곳을 가든으로 만들 생각을 갖게 되었고, 꽃나무를 심을 때마다 바닥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작은 돌들을 옆으로 치우다 보니 자연스레 둑의 기능이 되었다. 엉성했던 둑이 세월이 가며, 좀 더 큰 돌과 바위를 쌓아 둑의 모양을 갖추게 됐고, 그 동안 호우(豪雨)로 두 차례 무너지는 시련도 겪으며 오늘의 둑이 만들어졌다.
안그래도 많은 일에 무거운 나무와 돌을 나르고, 들고 하다보니, 탈장 수술도 받고, 손 마디가 아픈건 일상으로 참고 사는 삶이 되었다. 그러나 그게 둑이 되었건, 벌목과 작업실 건축, 연못 만들기, 산에 밤나무 심기, 정자 세우기, 가든 꾸미기 등 어떤 것이 되었던 간에 일하는 과정에서, 또는 마치고 난 후 성취감에 흐뭇했고, 심하게 사용한 손과 무릎 허리의 육체적 아픔은, 깊이 마음 닿는 나의 작품으로 보상이 되고도 부족함이 없다.
그것들은 나의 캔버스 작업 못지 않은, 또 다른 세계의 큰 자연 캔버스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본다.
호우로 무너진 둑을 오후부터 해서 방금(14일 6시 반경) 마쳤다.
너댓 시간 일한거 같은데 작업상 공간이 좁아 앉아서 할 때도 있다 보니 차가운 물속에 엉덩이가 다 잠긴 상태로 일하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흐르는 차가운 물에 반복적인 담금질에 작업이 끝날 무렵엔 몸에 한기로 오싹함을 느끼게 되어 여름에 감기 걱정을 다 하게 됐다. 휴~🤣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조성모의 Along the R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