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이 뭔지 아는 사회
by 장호준 | 22.10.17 06:50



 

 

"Shame on you!"

 

내가 운전하는 스쿨 버스는 네 개의 로선(路線)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프리스쿨(5살 이하)꼬맹이들만 타는 노선이 있는가 하면 킨더부터 4학년까지(초등학교) 또한 5학년부터 8학년까지(중학교) 그리고 9학년부터 12학년까지(고등학교)로 구분 됩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지난 해 초등학교를 다니던 꼬맹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중학교 스쿨 버스를 타게 되며 그와 같이 지난해 초등학교 3학년으로 스쿨 버스를 타던 아이들이 4학년으로 스쿨 버스를 타게 됩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면, 중학생이 된 아이들은 지난해까지 아침 8시 경에 스쿨 버스를 탔었지만 금년부터는 7시 경에 스쿨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며 (물론 고등학교 아이들은 아침 6시 경에 스쿨 버스를 타게 되어있어서 내 스쿨 버스를 첫 번째로 타는 아이는 614분에 탑니다), 지난해까지는 스쿨 버스 안에서 자기들이 제일 높은 학년이었지만 이제는 제일 낮은 학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난 해 3학년이던 아이들은 같은 버스를 타고 다니던 4학년 아이들에게 뒷 좌석을 내 주어야만 했었지만 이제부터는 4학년 자리가 자기들 차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스쿨 버스 안에서 학년이나 자리가 뭐 그리 대수로운 것이겠습니까 만은 꼬맹이들에게는 자기들끼리 뭔가 서열(序列)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3학년에서 4학년이 된 꼬맹이들이나 7학년에서 8학년이 된 아이들은 뭔가 대단한 신분 상승(?)이라도 된 듯 우쭐거리는 것이며 반대로 4학년에서 5학년이 되어 초등학교 스쿨 버스에서 뒷자리를 차지하던 아이들이 중학교 스쿨 버스를 타면서 앞자리로 밀려나게 되면 다소 의기소침(意氣銷沈)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것에 전혀 관심도 두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사내아이들 사이에서 그런 것에 대체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우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 역시 옛 어르신들께서 사내자식들이 더 철이 없어하신 말씀이 맞는 가 봅니다.

 

새학년이 시작 되면서 스쿨 버스의 환경이 바뀌게 되는 때에 내가 4학년이 된 꼬맹이들이나 8학년이 된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스쿨 버스에서는 너희들은 이제 4학년이야 그러니 3학년 같이 행동하면 안 되는 거야,” 라고 하며, 중학교 스쿨 버스에서는 너희들은 이제 8학년이야 그러니 7학년 같이 하면...” 이라고 하며 하는 말이 “Shame on you!"라는 것입니다.

 

4학년이 되었으면서도 3학년처럼, 8학년이 되었으면서도 7학년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야 라고 말입니다.

 

사실 나도 압니다.

 

이제 기껏 열 살, 열네 살 된 아이들에게 뭘 그리 부끄러운 것을 알아야한다고 기대 한다는 것이 어쩌면 우스운 일이라는 것을, 하지만 대학교수 정도라면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저런 자들에게 배운 학생들은 결국 부끄러움이 상실(喪失)된 사회를 만들어 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치고 인정하며 고백하고 책임지는 사회가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인 것입니다.

삯꾼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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