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금침
by 황룡 | 24.05.23 18:12


 

어제가 무슨 날이었는지 아냐고 아내가 묻는다. 521일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부부의 날이란다. 짐작에 아내도 모르고 지나친게 틀림없어 보였다.

 

어떻든, 둘이 쉽게 하나가 될 수 없기에 그런 날을 제정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부는 왜 하나가 되어야 하는가?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억지 말까지 동원하면서...

 

다음 달 부부가 되는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당부할 것이다. 같은 방향을 지향하며 함께 하지만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고.. 그렇게 되려고 애쓰지 말라고...

 

아름답게 살려면 아름답다의 '아름'''라는 의미라고 하니 나답게 살라고. 서로 다른 나다움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응원하며 아름답게 살라고...

 

그건 그렇고, 반지하 월세방에서 우린 부부로 출발했지만 아내가 시집 올 때 해 온 한 쌍의 원앙이 수 놓여진 노란 비단이불과 베개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좋아했던 노란 원암금침(鴛鴦衾枕)은 언제까지 사용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은 그렇게 스쳐갔을텐데 이제 곁에는 가장 익숙한 아내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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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몸 벌러 산에 와 능선 길 쉼터에 앉았다. 명상(冥想)은 눈 감고 앉아서만 하는 건 아닐 게다. 걸음마다 내 불안을 떨구는 진동이요 호흡마다 늙어가는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명상이라 믿는 이유다.

 

앉은 시선에 개옻나무가 보인다. 어제 지인이 며칠 산에 마음 챙기러 갔다가 옻이 오른 것 같았고 병원에서 알러지약을 처방받아 왔다고 한다.



 


지난해 나도 등산로를 지나다 말벌에게 종아리를 쏘여 역시 알러지약을 먹고 치료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손풍기 소리를 말벌은 공격적으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싶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소리의 진동이나 접촉에 반응한다. 사람처럼 불쾌하면 독한 반응을 하고 유쾌하면 선하고 부드럽게 반응하는 건 자연의 이치일 게다.



 


산엔 좋아하는 요소가 많은 만큼 독한 것들도 공존한다. 생물의 특성과 반응을 알려고 노력하면 자연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름다운 선인장(仙人掌) 꽃대엔 왜 굵은 가시가 있을까? 내가 뱀이 무서워 산길에서 피아노곡을 듣는 것처럼 선인장도 겁이 많아서 흉칙한 가시지만 몸에 두르고 있는 것일 게다. 아니면 말고...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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