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도 서초도 검찰개혁이다
by 소곤이 | 19.10.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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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럽다. 지난달 28일 서초 일대의 촛불집회에서 주최측 주장 최대 200만명이 운집하였다고 하자, 3일 광화문에서 열린 자한당 주도의 태극기 집회엔 주최측 주장 300만명이 모였다고 기염을 토한다.

 

이제 10월 첫 번째 주말인 5일 서초 거리엔 400만명 이상이 모일 것이다. 물론 향후 광화문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리면 500만은 시간문제다. 그리하여 서초에서 600, 광화문 700, 서초 800, 급기야 수치상으로 남한 인구 전체가 모이는 기념비적인 날도 올지 모르겠다.

 

난 문재인 지지자도, 조국 지지자도 아니다. 정당 가치도 논하기 싫은 자한당은 말할 것도 없다. 난 절대다수의 시민들처럼 검찰개혁을 간절히 원한다. 대한민국 검찰이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닌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안다.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시작으로 검찰이 과거와 같이 무한권력화하지 않도록 적절히 견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당연히 행사되야 할 일이다.

 

서초에서 모이든, 광화문에서 모이든 우리 국민의 95%는 검찰개혁을 찬성해야 맞다. 그런데 광화문 집회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태극기 집회장의 사람들이 자한당과 검찰권력의 직간접 수혜자가 아니라면, 그들은 필경 문재인정부에 대한 거부감 혹은 실망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촛불집회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문재인을 지키고, 조국을 수호하자는 팬심의 현장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검찰개혁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행위다. 안타깝게도 촛불집회를 비웃는 이들 중에는 진보연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들 눈에는 세과시를 하는 서초집회와 광화문집회나 오십보백보의 우민화된 군중으로 보인다.

 

단언컨대 서초와 광화문은 여야의 진영싸움이 돼서는 안된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장은 더더욱 아니다. 조국 사태는 이미 오래전에 개인의 이슈를 넘어서고 말았다. 검찰이 조국과 그의 가족들을 겨냥한 표적수사는 사상 유례없는 잔인한 것이었다.

 

청문회가 끝나는 밤 조국의 부인을 소환조사도 없이 기소한 것은 검찰이 얼마나 무모하고 목적을 위해선 수단을 가리지 않는 집단인지 잘 말해준 장면이었다. 사실여부도  믿기 힘든 대학총장의 표창장 위조 증거를 찾는다고 현직 장관의 집을 무려 11시간이나 압수수색하고 짜장면/한식을 시켜먹는 어이없는 행태에 국민들은 말문이 막혔다


행여 명품 핸드백이라도 나와 제2의 논두렁 시계가 되고, 컴퓨터에서 야동이라도 발견돼 입방아라도 찧고 싶었겠지만 고작 딸의 중학교 일기장을 가져가려 했다는 뒷얘기만 남겼을뿐이다. 검찰과 자한당, 기득권 언론은 엄청난 압박과 망신주기에 못견딘 조국이 장관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게 그동안 그들이 결정적인 흠결이 없음에도 입맛에 맞지 않는 이들을 낙마케 한 수법이었다.

 

그러나 조국은 버텼다. 버티고 있다. 그야말로 먼지조차 남지 않을만큼 탈탈 털리고 있음에도 말이다. 바야흐로 상황은 윤석열의 검찰이 자한당 세력을 뒤에 업고 대통령에 노골적으로 항명하는듯한 모양새로 전환되었다. 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개혁과 반 개혁의 대결장이 되버린 것이다.

 

촛불혁명은 박근혜탄핵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광장의 시민들은 문재인정부에게 70년 적폐 청산의 중차대한 임무를 맡겼으나 오늘의 결과물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그것은 촛불의 진정성을 놓친 문재인정부의 한계(限界)이고, 역사를 퇴행시키려는 토착왜구들의 가증스런 책동(策動)이고, 분단이익에 혈안이 된 네오콘세력의 집요한 훼방(毁謗)이다.

 

광화문에서도 서초에서도 검찰개혁의 목소리는 울려퍼져야 한다. 그곳엔 진영과 편가르기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문재인도 없어야 하고 조국도 없어야 한다. 오직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

 

광장의 정치는 계속되야 한다. 시민들의 촛불이 거악(巨惡)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들어라 촛불이여 태극기여, 조국사태는 검찰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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