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단풍
by 로창현 | 22.08.30 10:22


유난히도 더웠고 비도 많은 여름이 지나갑니다. 826, 초가을처럼 높은 하늘과 싱그러운 공기에 반해 점심나절 인근 공원 정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공원 옆 가로수 한 가지에 붉은 잎사귀들이 피어난게 아니겠어요? 윗 가지들은 아직 초록을 머금고 있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자못 신기했습니다.

 

아직 여름의 끝자락인 8월인데 뜻밖의 반가움이 왈칵 들었습니다. 마치 가을의 전령사인 것 같은 붉은 잎들이 참 예쁘더군요.



 


같은 날 백두산에는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백두산은 9월이면 눈이 내리지만 8월에 눈이 내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하는데요. 백두산의 서설(瑞雪)처럼 8월에 맞이한 이곳의 단풍잎도 상서로운 조짐이기를 소망했습니다.

 

문득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정원(한석규)와 다림(심은하)이 만난 여름과 헤어진 겨울을 하나로 이으며 삶과 죽음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98년 허진호감독의 멜로 영화입니다.

 

8월과 크리스마스라는 부조화(不調和)의 단어가 영화적 상상력으로 접점(接點)을 찾을 수 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같은 제목 수필(1988)8월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사는 이야기이니 좀 더 현실적입니다.

 

마찬가지로 8월의 단풍을 통해 우리가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고 백두산의 눈을 통해 머지 않은 겨울을 체감하는 것은 환절기에 맞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겠지요.

 

 

* 사족(蛇足)



 


지난 811일 한 마켓에 갔더니 할로윈데이(1031) 상품들이 줄저이 늘어서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는 9월은 되야 할로윈 상품들이 나왔는데 한국은 미국보다 2~3주는 빠른 듯 하니 역시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더군요. 그런데 언제부터 할로윈데이가 이렇게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는지 자못 궁금합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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