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예상대로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배제에 들어가면서 기왕의 ‘노노재팬’ 운동이 더욱 가열차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노노재팬’은 ‘일본을 안가고 안사고 안먹는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일본 보이코트’ 운동입니다. 그런데 이 운동이 확산되면서 취지가 왜곡되거나 감정적 대응 등 비이성적인 움직임도 나와 우려감이 듭니다.

아다시피 일본의 경제보복은 세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사법부 결정을 무시했다는 점, 둘째 사법부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엉뚱하게 무역규제로 보복했다는 점, 셋째 자유무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치졸하고 몰상식한 보복극에 본국의 시민들과 해외동포들은 더욱 뜨겁게 ‘노노재팬’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의 생존권에 대한 위협입니다. 일본을 안가고 안사고 안먹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온건한 행위입니다.

노노재팬 운동은 이성적이고 주도면밀하게 펼쳐야 합니다. 국내와 해외에 있는 일본 기업과 일본 상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도 일본을 압박하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본 이름을 쓰고 있어도 일본 지분이 없거나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면 받아들이고 생필품기업 라이온의 경우처럼 세척제 ‘때가 쏙 비트’, 세정제 ‘아이 깨끗해’ 등 우리말 상표로 위장한 일본 업체의 상품들을 찾아내 불매운동 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일부에서 국내와 해외에 있는 한국인 소유 일본식당과 일본식 선술집을 배척하거나 소지한 자동차와 카메라 등 일제 상품들을 훼손하고, 그것을 보유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입니다.

심지어 한국을 찾는 일본인까지 적대시하는 위험천만한 행동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방의 한 도시에서 관광객 탑승 유람선에 ‘일본인은 100만원’이라는 현수막을 거는가 하면 지하철 좌석에 일본인 탑승금지 스티커를 붙이고 일본 관광객이 많은 명동 거리에 ‘No No Japan’ 배너들을 붙이는 움직임 말입니다.

게다가 이것을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노노 재팬’의 대의명분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자발적 시민운동까지 망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는 네티즌의 슬로건이 뜨거운 지지를 얻은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타겟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아베를 정점으로 한 군국주의 부활세력과 혐한론을 부추기는 일본의 극우세력, 이에 동조하는 우리안의 토착왜구세력입니다.

무분별한 ‘노노재팬’은 일본과 일본 국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우매한 짓입니다. 이번 싸움은 군국주의 부활을 획책하는 아베와 극우강경파들의 정교한 작업으로 시작됐습니다. 많은 언론이 ‘일본의 판단미스다’, ‘일본의 손실도 적지 않다’며 자충수로 판단하지만 아베가 그걸 모르고 시작했다는건 순진한 분석입니다.

아베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그리는 구도는 한일 양국민의 정면대결입니다. 그래야 지지율이 높아지고 전쟁가능한 나라로 헌법 개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면은 상당 부분 아베의 계산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일 이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보복의 악순환이 이뤄질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아베의 불순한 의도는 잊혀지고 일본 국민들은 아베가 내세우는 혐한론에 동조하며 결속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노노 재팬’ 운동을 ‘노 아베, 세이브 재팬(No Abe Save Japan)’ 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노노재팬이 광의의 ‘일본 보이코트’를 내포한다면 ‘노 아베, 세이브 재팬’은 ‘아베를 반대하여 일본을 살리자’는 메시지입니다.

즉 아베의 정책은 이웃국가와의 선린관계를 파탄시키고 궁극적으로 일본의 미래까지 망치는 행위임을 인식시키는 운동입니다. 잘못된 지도자 아베를 끌어내려야 일본이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우리는 철저히 아베와 군국주의 후예들을 반대하지만 절대다수의 선량한 일본인들과는 우의를 다져야 합니다. 작금의 ‘노노재팬’ 운동이 일본의 부도덕하고 불합리한 무역보복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임을 그들에게 이해시키자는 겁니다.

* 일본 보이코트의 함정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sge&wr_id=168

 

이상 서경덕 교수 제공

 

더불어 한국을 찾는 일본인들을 아주 뜨겁게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일본의 극우언론이 한국이 일본인들에게 적대적이어서 방문하면 위험하다는 투의 조작 기사를 쓸 수 없도록 말입니다. 식당이나 호텔, 관광지는 일본인 고객에게 할인한다든지 서비스 등 특혜를 주어 더 많은 이들이 한국을 찾도록 하는겁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어 비상이 걸린 일본 지자체와 중소도시엔 “지금은 어렵지만 아베가 무역보복을 철회하고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리면 여러분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해준다면 그들의 분노는 자국 정부로 향할 것입니다.

‘일본을 구하자(세이브 재팬)’는 슬로건은 전무후무한 ‘방사능 올림픽’으로 각인되고 있는 도쿄올림픽 문제를 정면으로 짚는 것이기도 합니다. 원폭 2천발의 피해와 맞먹는 후쿠시마 방사능 참사는 향후 400년간 피해가 지속되는 세계사적 재앙(災殃)입니다.

후쿠시마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반경 400km(도쿄 200km)까지 최소 수십년간 특별관리되야 함에도 일본은 올림픽을 통해 방사능 이미지를 씻겠다는 놀라운 전략을 세웠고 IOC 위원들의 지지로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일본이 양심이 있다면 방사능의 각종 피해상황을 솔직히 고백하고 이제라도 올림픽을 철회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아베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한술 더떠 올림픽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경천동지할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은 우리만의 보이코트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일본의 경제보복때문이 아니라 방사능재앙의 세계적 확산을 막기 위해서 마땅히 취소되야 합니다. 올림픽 성공 개최를 빌미로 지금 이 순간에도 가공할 내부 피폭을 당하고 있는 일본 국민들을 살리고, 가장 가까이 사는 우리나라와 세계인들을 구하는 인도적 운동인 것입니다.

도쿄올림픽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세계 각국의 많은 선수들이 참가를 포기할 것입니다. 아무리 올림픽이 중요해도 선수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고, 후손에게 끔찍한 유전병의 위험을 안길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이라도 IOC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도쿄올림픽을 대체해야 합니다. 시간적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다면 도쿄를 비롯, 400km 이내 지역 개최를 최소화하고 한국 등 이웃 나라에 일부 종목을 열 수 있도록 간곡히 협조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노노재팬’ 캠페인은 차제에 일본에 수탈 종속된 경제구조를 혁파하고 잘못된 지도자 하나가 망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교훈을 일본 국민들에게 주는 운동으로 치환되야 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시민운동이 부재한 일본 국민들이 정상적인 지도자를 뽑아 일본이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7일 “일본이 그간 보관한 방사성 오염수 100만 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 한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습니다. 이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미대륙과 대양주는 물론, 사실상 전 세계가 치명적인 방사능의 위험에 노출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세계 최초로 평화적인 촛불혁명을 성공시킨 자부심으로 ‘노아베! 세이브재팬!’을 외치고, 나아가 ‘세이브월드!’의 위대한 글로벌 운동이 되도록 힘을 모읍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