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화요일,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컨텐츠 기자단, 파워블로거 외 많은 분들과 함께 창덕궁을 찾아 문화 탐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백년전 왕이 살았던 곳. 나라의 대소사를 논하였던 이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학자 출신으로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하신 이배용 위원장님은, 한국의 궁궐(宮闕)이 유교적인 의미들을 한가득 담고 있는 우리 문화의 특수성, 그리고 무엇보다 조화를 중요시하는 동양 정신세계, 자연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소통의 모습이 한꺼번에 담겨 있는 유교문화의 정수(精髓)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평소에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상량정을 비롯, 후원까지 주욱 돌아보며 곳곳에 숨어있는 우리 선조들의 사상과 미적 감각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약 세 시간에 걸친 탐방을 마치며 이배용 위원장님이 힘을 주어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이나 중국의 자금성을 보면서 박수를 칠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문화 사적들,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스토리를 함께 알게 된다면 그 멋과 아름다운 정신은 그들의 것만큼이나 훌륭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국민이 곧 국가 브랜드다”라는 말처럼, 우리 스스로 우리의 모습에 자긍심을 가지고 그에 걸맞는 격을 갖게 될때 비로소 우리의 국격 또한 올라간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같은 주에는 외국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International Advisory Forum이 열렸습니다. 위원회 건물에서 열린 7차 정기 행사에서는, Amy Jackson 미 상공회의소장, Tom Coyner Softlanding Korea 사장, Lucio Izzo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장, Stefan Dreyer 주한 독일문화원장, Richard Cymberg 로레알 코리아 사장등을 비롯,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견을 얻기 위해 모였습니다.
마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의 강연으로 시작된 세션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 곳곳에 일으키고 있는 파급 효과에 대해 큰 경외감(敬畏感)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현상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큰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요일에는 대한민국 상공회의소에서,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법률안 개정과 관련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현재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설치된 기구인 위원회는, 정권이 바뀌게 되면 언제라도 사라질 수도 있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약 두시간의 열띤 토론에서 위원회 측은, 국가 브랜드 제고 사업이 단 몇 년만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5~10년 이상을 갖고 추진되야 하는 중장기적인 사업들이 주를 이루는 만큼, 기관은 계속해서 존재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현재의 위원회의 성격상 직접적으로 사업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점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문화부, 청와대의 지적 또한 귀를 기울여야 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첫째로, 위원회가 맡아온 많은 부분의 활동들이 사실상 문화부, 그중에서도 해외 문화 홍보원과의 업무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어떤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서로간의 혼선을 야기(惹起)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의 위원회는 말 그대로 “위원들이 모인 일종의 자문 기관”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기에, 직접 사업을 펼치는 것은 이러한 목적에 위배된다는 의견 또한 있었지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양측의 의견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고, 앞으로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실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모쪼록 보다 효과적인 기관으로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