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그룹홈 막내인 희야(가명, 6세)가 독감에 걸렸습니다.
참새처럼 작은 희야는 밤새 고열에 시달리며 신음을 토했습니다.
직접 돌보지 못하는 다문화 엄마 네리씨는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 것은 사랑의 종(從)이 아이들을 섬기기 때문입니다.
지구촌그룹홈 다섯 아이들의 엄마이자 할머니인 이덕남(68) 장로님은
사랑의 종입니다.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장로님이 희야를 피붙이처럼 안아 재우고 병원에 데려가는 등 정성껏 살폈더니 고열은 내려가고 기침소리는 잦아들더니 숲의 새처럼 씩씩해졌습니다.
1호 지구촌그룹홈인 '도담이네'에는 흑진주삼남매와 필리핀에서 온 아들딸 등
모두 다섯 아이들이 살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렸던 아이들입니다.
부모님을 잃은 삼남매는 돌봄과 양육에서 방치, 사회적 편견과 냉대,
부모의 사망까지 겹치면서 불신과 공격성 등의 문제행동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장로님의 안정적인 양육과 돌봄을 통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나운 길냥이 같은 공격성은 사라지고 마음 따스한 아이들로 변했습니다.
'사랑에는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지구촌그룹홈을 3년차 운영하면서 얻은 소중한 결론입니다.
그룹홈을 시작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를 뽑았습니다.
그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을 잘 돌보려고 애썼지만 실패했습니다.
이덕남 장로님께 아이들의 양육을 부탁드렸더니 오히려 섬겼습니다.
그냥 밥을 먹이는 게 아니라 사랑의 밥과 찬으로 식탁을 차렸습니다.
외로움과 아픔으로 뒹굴던 아이들의 영육(靈肉)을 사랑으로 안았습니다.
작달만한 장로님의 사랑이 얼마나 온유한지 사납던 풍랑이 잔잔해졌습니다.
제가 담임하고 있는 중국동포교회의 이덕남 장로님!
이 장로님은 부자도 아니고 권력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가정부로 생활하며 월급보다 천대를 더 많이 받는 중국동포입니다.
학력은 짧고 돈은 없지만 예수의 가르침대로 헌신하는 여종입니다.
이 장로님은 한국교회 사상 처음으로 중국동포 출신 여성 장로가 됐습니다.
이 장로님의 임직을 가장 기뻐했던 이는 중국동포들의 친구인 예수님이었을 겁니다.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인생길을 걸어온 이덕남 장로님!
남편이 이웃집 우물을 파주다가 매몰사고로 숨지면서 과부가 됐습니다.
스물여섯에 과부가 된 장로님에게는 올망졸망한 삼형제가 남겨졌는데
큰아들은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
중국정부로부터 배급을 받아 먹고 살던 장로님에게 삶의 기쁨이란 도저히 없었는데
결혼한 작은아들이 잘생긴 손자를 낳아주어서 모처럼 기쁨을 맛보았는데 그 손주마저 죽었습니다.
무슨 팔자가 이리도 기구한가! 삶의 의욕을 상실한 그녀는 중병에 걸렸습니다.
수술을 받고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세상에 대한 원망과 절망이 떠나지 않았고
이놈의 세상 될 대라 되라!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면서 인생을 탕진하며 살다가···.
"절망과 고통의 삶 속으로 예수님은 찾아와 만나주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랑을 제가 다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그저 죽도록 충성하겠습니다."
지난해 9월 장로 임직식에서 이덕남 장로님이 했던 눈물의 고백입니다.
자포자기의 인생에서 건져준 예수님, 삶을 저주하며 원망하는 자신에게 찾아와
자신보다 더 슬피 울며 더 아파하면서 상처를 씻어주고 위로해 주셨다고 했습니다.
뇌성마비 자식을 낳고, 졸지에 남편을 잃었고, 애지중지하던 손주마저 잃어야 했던
기구했던 한 여인이 사랑의 종이 되어서 지구촌그룹홈을 따뜻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의 아픔을 처절하게 겪었기에 아이들의 아픔을 더 이해하며 안아주고 있습니다.
사랑의 종인 이덕남 장로님이 300만원을 헌금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정부로 일해서 모은 돈이라고 했습니다.
100만원은 암에 걸린 중국동포 선교사님의 치료비에 써달라고 했습니다.
100만원은 대림동에 세우려는 중국동포교회 건축헌금에 써달라고 했습니다.
100만원은 지구촌학교 건물매입 과정에서 생긴 빚을 갚는데 써달라고 했습니다.
이 장로님의 헌금 이야기를 들은 저의 마음은 기쁨과 아픔이 교차했습니다.
장로님의 헌금은 그냥 헌금이 아니라 고생과 설움이 담긴 피같은 헌금입니다.
가난한 과부의 두렙돈처럼 장로님의 온 마음이 담긴 헌금이어서 무거웠습니다.
옷 한 벌 사 입지도 못하고, 먹고 싶은 것도 참으면서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이 가진 전부를 내어 놓은 장로님의 순전함을 알기에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이덕남 장로님의 헌금은 생명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이덕남 장로님의 헌금은 복음의 소리가 될 것입니다.
이덕남 장로님의 헌금이 희망의 교육이 될 것입니다.
무료병원을 세우고,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다문화학교를 세우느라
수십 억 빚쟁이가 된 저는 이덕남 장로님의 헌금을 받아들고서 말씀을 새깁니다.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
다문화희망의 종을 울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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