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성의 정문을 지난 회에서 오문(午門)아라고 소개했는데요. 시작은 사실상 그에 앞서 1km 쯤 떨어진 전문(前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옛날 베이징성은 황제가 거주하는 자금성이 있구요, 국정에 필요한 행정기관과 고위 관료들이 머무는 황성, 왕족과 귀족의 거주지인 내성, 일반 서민들의 거주지인 외성으로 구분되었다고 합니다.
자금성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남쪽의 정양문(正陽門)과 대명문(大明門), 승천문(承天門) 혹은 천안문(天安門), 단문(端門), 오문(午門), 황극문(皇極門) 혹은 태화문(太和門) 등 여섯 개의 성문을 거쳐야 했는데요.

청나라 시절 자금성 주위는 정예군인 팔기군(八旗軍)이 둘러싸고 있었다고 합니다. 만주 귀족과 관료들은 내성에 있었고 베이징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漢族)은 외성과 성벽 주위에 거주했습니다. 이 내성과 외성의 경계를 나누는 것이 최남단 성문인 전문(前門)이었는데 전문을 중심으로 상업구(따쟈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전문 주변엔 황제를 알현하려는 외국의 사신 등 성에 들어가는 방문자들을 위한 여관같은 곳들이 운영되었습니다.

오늘은 이곳 전문 일대를 둘러보았어요. 이곳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전통거리를 보존하려는 중국당국의 노력으로 복원하여 오늘날 서울의 인사동 같기도 하고 전통먹자골목 같기도 한 곳으로 관광객들에겐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고 하네요.
지하철을 타고 전문역을 빠져나와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빌딩같은 문이 솟아있는게 보였습니다. 중국말로 치엔먼으로 불리는 ‘전문’이었습니다. 전문의 정식이름은 정양문이지만 앞에 있는 문이라는 뜻의 전문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청나라 말년 민국 시기의 옛 베이징 거리를 재현한 전문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오래된 전차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냥 전시용인줄 알았더니 관광객들을 위해 실제로 두 대의 전차가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수백 미터를 달리는 것이지만요.



중국인들에겐 향수와도 같은 느낌을 주고 관광객들에겐 중국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으니 늘 많은 사람들로 혼잡한 곳인데요. 눈길 가는대로 구경거리가 있었습니다.
이곳엔 유명한 북경오리 전문점 전취덕(全聚德 취안쥐더)이 있는데요. 연회장이 40여개나 있고 2천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오리구이전문점인데요. 어차피 예약을 안하면 입장하기도 힘들지만 이날 목적은 이곳이 아니기때문에 그냥 패스합니다. ^^




꼬치도 팔고 중국 자장면도 파는 식당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글쎄요. 맛은 별로였습니다.
전문거리를 벗어나 노사차관(老舍茶馆 라오서차관)으로 갔습니다. 걸어서 2분이면 닿는 곳에 있는 유명한 찻집인데요. 이곳은 단순한 찻집이 아니라 차와 다과를 즐기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중국의 전통극인 경극(京剧)부터 변검(变脸) 금서(琴书), 마술(魔术), 전통무용(舞蹈), 서커스(杂技), 쾌반(快板), 쿵푸(功夫) 만담, 기악연주 노래 등등 다양한 민간예술을 매일 저녁 라이브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공연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2층에 있는 전시관 겸 차판매점을 둘러봤습니다. 차 시음을 할 수 있고 미니어처들로 과거 찻집 풍경과 그 시절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노사는 중국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극작가인데요. 1988년 노사 선생을 기리기 위한 찻집공연장으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벽엔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사진을 붙여놓고 있었는데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영국 수상 이스라엘 총리 등 40여명의 국가지도자들과 홍콩 출신 할리우드 스타 성룡 등 얼굴을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에 한국도 빠질리 없지요. 그런데 웁스...누구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안보느니만 못했으니까요.

공연장은 총 350명을 수용한다고 하는데요. 앞에 있는 순서대로 값이 비쌌습니다. 앞자리는 너무 비싸서 중간 정도를 선택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중간 테이블도 시야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비싸도 역시 앞에서 보는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명의 남녀 사회자가 처음에 나와서 중국어와 영어로 설명을 하고 무대 양쪽에 영어 자막이 나와 내용을 소개하더군요.
중국의 민간예술을 짧지만 골고루 볼 수 있고 중국의 차문화도 즐기는 등 한번쯤은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신기한 것은 변검(變臉)이더군요. 변검은 얼굴이 바뀐다는 뜻인데요. 관객들 눈 앞에서 얼굴에 쓴 가면이 순식간에 휙휙 바뀌는 장면은 마술과도 같아서 가장 많은 탄성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맨 마지막엔 공연한 배우의 얼굴을 드러내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둥이가 엄청나게 긴 주전자로 차따르기 기예와 차력술도 보여주는 쿵푸도 박진감이 넘쳐서 좋았습니다. 노사다관은 공연의 질도 우수하지만 프로그램을 일정하게 바꾸고 있어서 새로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6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