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셋째날, 독수리 탐방(探訪)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뉴욕주 더치스카운티 퍼킵시(Poughkeepsie)에 있는 보우두인 파크(Bowdoin Park)입니다. 퍼킵시는 맨해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허드슨라인의 종점인데요.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허드슨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만나는 곳입니다.
올라가는 기차길이 맨해튼만 벗어나면 줄곧 허드슨강을 끼고 가기 때문에 기막힌 풍치를 자랑하는 통근열차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근기차 코스가 아닌가 싶어요. 이 기차를 타고 가노라면 많은 보석같은 Water Town들이 나옵니다.
헤이스팅스, 답스페리, 테리타운, 슬리피할로우, 콜드스프링스, 개리슨, 비콘 등등 하나같이 개성있고 아름다운 강변타운들입니다. 언제 기회가 있다면 하나하나 소개해드릴게요.

특히 조류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일명 ‘대머리 독수리 둥지'가 있는 공원으로도 유명합니다.

대머리 독수리의 정식 이름은 흰머리 수리인데, 바로 미국의 국조이기도 합니다. 머리가 눈처럼 하얗고 노란 부리에, 날카로운 눈, 암갈색 몸통의 화려하면서도 위엄있는 모습이 흰머리 수리입니다.
독수리를 새들의 제왕이라고 부르는 건 덩치도 크지만 엄청난 고공 비행을 하고 우아하면서도 힘찬 날개짓으로 순식간에 날아오르기때문인데요. 한국에 있을 적엔 어렸을 때 서울에서도 종종 매나 솔개들을 종종 봤는데
자연환경이 자연환경이 훼손되면서 언제부턴가 이런 새들을 보기 어렵게 되었죠.
제가 사는 뉴욕 일대엔 이런 수리과 새들을 비교적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래도 역시 만나기 힘든 새는 바로 흰머리 수리였어요. 그런데 지난달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의 한 도로에서 정말 우연히 흰머리 수리를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 이웃에 사는 조성모 화백님 등 몇사람이 흰머리 수리를 알현하기 위해 길을 떠났답니다 ^^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2종이 된다고 하죠.

사이먼 앤 가펑클의 명곡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에 나오는 콘도르가 바로 남미의 독수리입니다.
한국어 제목은 ‘철새는 날아가고’인데 콘도르를 왜 철새로 번역했는지 모르겠네요..
안데스 콘도르는 이보다 더 커서 날개 길이가 약 3m나 되구요.
다 자라면 몸이 검은색 깃털로 뒤덮이는데 캘리포니아콘도르는 날개 아래가 흰색, 안데스콘도르는 날개 윗면이 흰색입니다.
목 주위는 캘리포니아콘도르가 검은색, 안데스콘도르는 흰색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외모는 흰머리 수리가 최고봉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품있어 보이는, 그러니까 미국이 나라의 상징새로 했겠지요.
대머리독수리를 제보한 주인공은 권오남 관장인데요.
태권도와 한국의 고유 검술 ‘검예도(劍藝道)’를 미국땅에서 보급하는 무도인입니다.

보우두윈 공원은 300에이커가 넘는데 우리 계산법으로 하면 약 37만평 되니 엄청 넓은 공원이죠.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그림엽서라고 할까요..허드슨 강쪽으로 태양이 지기 때문에 노을의 정경도 멋질 것 같아요..가을에 오면 더욱 환상적이겠지요.

독수리 둥지는 아이들 놀이터 건너편 숲속 가장 키가 큰 나무위에 있었는데요. 독수리 덩치가 크다보니 둥지도 보통 크기가 아니더라구요..
거의 맨션급? 새들의 제왕이니 대저택 둥지라고 해야겠어요. ^^



권오남 관장에 따르면 독수리는 암수컷 한쌍이 살고 한두해전엔 새끼들이 부화돼 카우는 모습도 목격했다는군요.
우리가 갔을땐 둥지가 비어 있었는데 잠시 후 하늘을 보니 독수리가 멋진 고공비행을 하고 있었어요.
얼마나 높은지 가늠이 안되지만 정말 아찔한 하늘위에서 순식간에 이동하는 모습이 과연 독수리구나 싶더라구요.
기류에 몸을 맡기고 정지된 화면처럼 서 있기도 하구요..
북동쪽에서 또 한 마리의 독수리가 나타나더군요.
둘이서 마주칠 듯 날더니 하나가 길게 원을 그리며 반대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오른쪽 상단 하늘에 아주 작게 독수리가 나는 모습 보이시나요? ^^


워낙 높이 날아서 제가 가진 120mm 카메라로 포착하는건 어림없었구요.
전날 독수리가 나무에 앉았을 때 권 관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곳의 독수리는 공원에서도 앉는 나무들이 정해져 있다는군요.
아마도 덩치가 크다보니 크고 튼튼한 나무들, 관찰하기 좋은 위치의 나무들에 앉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는 습성인지도 모르겠구요..
다른 매과들 맹금류는 여러 마리가 동시에 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독수리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온 김에 주위를 둘러보는데 습지에 자라들이 많더라구요..

단체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잘 돼 있구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