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날드 트럼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1년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이죠. 미국 대통령에 살짝 맛이 간듯한 억만장자가 될거라구요..ㅠㅠ
그냥 이름만 알았지 트럼프와 관련된 뉴스나 TV프로는 본적도 없고 볼 생각도 없었던지라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되버렸으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니 관심을 갖기 싫어도 어쩔수없게 되버렸네요.
1월 20일 취임식날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TV를 보게 되었어요. 그러고보니까 대통령 취임식을 TV로도 제대로 본적이 한번도 없었네요. 더구나 4년전엔 오바마가 연임했으니까 퇴임대통령이 없었지만 이번엔 가는 사람 오는 사람 함께 있는 8년만의 기회이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취임식이 열리기전 백악관에서 오바마 부부가 트럼프 부부를 현관에서 맞이하는 장면이 보였는데요. 백악관의 인수인계식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트럼프 아내 멜라니아가 푸른색 박스를 미셸 오바마에게 전해주더군요. 바로 사진촬영이 있었기때문에 미셸은 이걸 어떡하지 살짝 당황했는데 오바마가 받아들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더군요. ^^

저게 뭔가 했는데 나중에 뉴스를 들으니 티파니 박스라고 하더군요. 무슨 보석인지 궁금하네요. ^^
제가 사는 뉴욕은 날이 괜찮았는데 워싱턴DC는 촉촉한 비가 내렸어요. 평상시 기온이었다면 눈이 왔을텐데 말이죠. 취임식 행사는 미동부시간으로 오전 9시30분부터 축하공연이 시작됐고 11시30분 개회선언이 되었고 정오에 트럼프의 선서와 취임연설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TV는 ABC와 CBS, NBC, FOX 등 공중파는 물론이고 CNN과 히스패닉TV, 심지어 지역케이블방송까지 생중계를 하고 있어 이쪽저쪽 돌려보는 맛도 괜찮았습니다.


취임연설은 뭐 들어봐야 늘 그소리고, 짜증만 나는데 다행히도(?) 16분밖에 안했네요. 그런데 트럼프는 오른손 제스처를 자주 하는데 거의 10초에 한번꼴로 엄지와 집게로 동그라미를 만들더라구요. 그게 오케이 사인인지, 뭐 그냥 하는거겠지만 제가 보기엔 ‘돈’을 말하는거 같더라구요. 시도때도 없이 동그라미 사인을 만드는걸 보면서 저래서 억만장자가 되었나? 나도 이제부터 동그라미 사인을 자꾸 만들어 볼까? ^^


오바마가 연설을 마친 트럼프와 악수하네요. 트럼프 취임사를 시종 착잡한 표정으로 듣던 오바마는 머릿속에 만감이 교차했겠지요. 어쩌다 저런 사람을 후임으로 두게 되었을까요..


연설을 마치고 종교 지도자 3인의 기도순서가 있었는데 유대교 랍비에 이어 두 번째 나온 사람이 프랭크 그래함 목사(두번째줄 고개숙인 이)였는데, 유명한 빌리 그레함 목사의 아들이지요. 빌리 그래함 목사는 만 98세로 백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대통령 취임식 기도를 1969년 닉슨대통령, 1989년 부시대통령 93년과 97년 클린턴 대통령 등 4번이나 맡았다는군요.


이어진 미 국가 순서는 올해 만 16세의 팝페라가수 재키 에반코가 불러서 시선을 끌었어요. 에반코는 2010년 10살 때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깜짝스타로 떠오른 주인공인데요. 어느새 완전히 숙녀가 되었네요. 근데 아직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다른 무대에 달라서 조금 긴장한 듯 고개를 다소곳이 숙인채 하더군요.


그렇게 취임식 행사가 끝나고 중앙 무대 귀빈들이 퇴장하는데 또다시 낯익은 얼굴이..

네. 트럼프에 고배를 마신 힐러리와 남편 빌 클린턴이로군요. 전직 대통령 부부 자격으로도 당연히 참석하는 경우지만 다 잡은 줄 알았던 대통령선거에서 쓴잔을 들이킨 힐러리로선 참 힘든 자리였겠지요.

먼저 행사장을 빠져 나온 트럼프와 오바마는 이제 마지막 공식 행사가 남아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현 대통령이 전 대통령 부부를 관례대로 헬리콥터 배웅을 하는 것이죠. 물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부를 함께 배웅합니다. 하지만 오바마 부부와는 달리 바이든 부부는 캐딜락 승용차를 타고 떠납니다.



먼저 바이든 부부가 차를 탑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펜스 부통령 부인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네요.

이어 오바마 부부와 트럼프 부부가 헬기 앞으로 다가갑니다.

미셸은 먼저 탔구요. 오바마가 돌아서서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쌩하니 뒤로 돌아서 오는 트럼프 부부.


트럼프 부부와 펜스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헬기가 서서히 이륙합니다.

날아가는 헬기를 TV카메라가 오래 잡고 있더군요.

오바마가 헬기 안에서 8년의 추억이 담긴 백악관을 내려다보는 모습입니다. 또다시 만감이..ㅠ

앗? 바이든 부부는 의사당 근처에 있는 유니온 역에 내려서 암트랙을 타고 떠나네요. 대통령과 부통령의 차이가 이렇게 큰가요? 방금 부통령에서 내려왔지만 대중교통수단을 타고 떠나는 소탈함도 보기좋네요..

VIP 하객들은 이제 의사당 안에 마련된 오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합니다.

그사이 오바마 부부는 앤드류 공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이곳에서 간단한 행사후에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로 휴가를 떠나게 됩니다. 트럼프가 된 마당에 휴가 가고 싶어 가겠어요. 에이 저 인간하고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자 그런건 아니었을지..

국회의사당 오찬행사장에 하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오기를 기다리는거죠.

이곳은 앤드류 기지 공항 청사인데요. 오바마의 간단한 스피치 자리가 마련되었네요. 퇴임후 첫 연설인 셈입니다.

그 사이 국회 오찬장에 들어서는 클린턴 부부. TV 카메라가 오바마와 트럼프의 동선을 번갈아 잡아줘 흥미로웠습니다. 2번 카메라는 다시 오바마로! ^^

오바마 부부가 연단에 올라가는데요. 기다리고 있던 환송객들이 박수와 환호가 아주 컸습니다. 오바마가 처음 대통령에 출마했을때의 슬로건 "에스 위 캔!(Yes We Can) 예스 위 캔!" 연호가 쏟아지자 미셸이 환하게 웃으며 함께 "예스 위 캔!" 하고 따라하더군요.

오바마의 스피치가 시작되는 사이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 마침내 첫 착석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입장에선 두개를 다 놓칠 수 없으니 화면을 분할해 함께 보여주더군요



오바마는 연설을 하고 트럼프는 '사이닝 세리머니'를 합니다. 대통령 취임후 첫 결재를 하는거죠.

올망졸망 손주들까지 가족들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고위 정치인들에 둘러싸여 열심히 사인을 합니다.

오바마 연설은 거의 들려주지 않고 그림만 잡았는데 끝날 때 잠깐 현장연결이 되었어요. 이날도 오바마는 얼마전 시카고에 고별연설때처럼 "네. 우리는 해냈습니다(Yes we did!) 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d하고 희망을 또다시 불어넣으며 마무리지었습니다. 참 멋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백악관의 트럼프는 신나게 사인..또 사인..옆에 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공손히 두손을 깍지끼운채 그저 흐뭇해서 싱글벙글..

그런데 흥미로운 장면이 있더군요. 한 스무장쯤 되는 각각의 서류에 사인을 할 때마다 새 만년필로 서명을 한 후 이것을 주변의 정치인들에게 하나씩 선물로 주는겁니다. 역사적인 새 대통령의 첫 사인을 한 만년필이니까 기념이 될만하겠죠. 만년필이 대략 20개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천진난만한 손주들은 만년필을 만지작 거리며 이 할아버지가 대체 뭘 하는건가 하고 호기심어린 눈망울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을 하는 트럼프의 심정은 어떨까요.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하며 사인대신 자기 볼을 꼬집어 보고 싶진 않을지 모르겠네요.


헤어스타일은 올림머리(갑자기 청와대 누가 생각나서 짜증나네요)에 의상과 같은 색상의 스웨이드 장갑과 뾰족한 굽의 구두로 맞췄는데 전직 모델답게 세련미가 넘쳤습니다.

<下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