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정말 3초 지능일까?
by | 10.10.21 04:58

물고기는 돌아서면 까먹는다고 흔히들 ‘3초 지능’이라고 한다. 이런 말이 어떤 학자에게서 나왔는지는 몰라도 꽤 대중화된 상식이 되버렸다. 난 학자가 아니기에 과학적 검증을 해드릴 수는 없지만 사육사의 눈으로 관심있게 물고기의 생태와 행동을 들여다본다면 3초수준의 아주 낮은 지능(知能)은 아니란 걸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번식 행태(繁殖行態)를 보면 놀라운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플라워혼(Flower Horn)’은 성질이 매우 사나운 고기로 타종과의 합사가 요원(遼遠)하기만 하다.

 

이런 성격의 열대어일수록 새끼 보살피기에 지극 정성인 경우가 많은데 페어를 이루기 위해 투입한 암컷과 싸워 둘 중 하나가 죽는 일도 허다하다. 적절한 기술로 페어를 이룬다면 2~4시간에 걸쳐하는 산란(産卵) 행위를 볼 수 있다.

사이좋게 산란상에 서로 번갈아 가며 산란을 하는 등의 본능 외에 날 놀라게 한 장면은 산란이 모두 끝난 후에도 암컷은 당분간 산란관을 빼낸 채로 계속 알을 낳는 듯한 행동을 한다. 이것은 알의 수정률을 높이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는데 수컷은 산란이 지속된다고 생각하고 덩달아 계속 행위를 하여 그의 방정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기만작전(欺瞞作戰)이다.

 

▲ 부화한지 3일된 플러워혼

먹이 반응에서도 어느정도의 지능을 확인할 수 있는데 플라워혼은 매우 먹성이 좋은 고기로 어떤 사료든 일단 입에 넣고 본다. 하지만 간혹 맛이 없는 먹이일 경우 다시 뱉어내버리는데 한번 이렇게 뱉어낸 먹이는 며칠후 다시 줘도 눈으로 쳐다만 볼뿐 먹지 않는다. 먹이에 대한 자신의 기호와 사료의 특색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디스커스(Discus’를 보면 갓 부화(孵化)해서 아직 유영하지 못하고 벽에 붙어있는 새끼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이는 부모개체가 무언가에 깜짝 놀라서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인데 이 과정은 매우 은밀하게 이뤄진다. 부모 둘 중 누가 놀랐건 서로가 합의한 듯 방해없이 정교하게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장소로 옮기는 것을 보면 놀랍다.

이 치어들은 부화 후 약 2주간 부모의 몸에서 나오는 우유의 역할을 하는 액을 먹고 사는데 부모로써 상당히 불편한 시간이다. 적게는 30에서, 때론 100마리 이상의 치어가 한시도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다니며 몸을 뜯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방법으로 부모들은 ‘체인지’라고 부르는 재밌는 동작을 한다. 치어를 잔뜩 달고 있는 수컷이 천천히 암컷으로 이동해 서로가 마주본뒤 아주 빠르게 교차로 헤엄쳐서 새끼를 떼어놓는다. 그럼 자연히 치어들은 가까이 있는 암컷에게 모두 달라붙는데 암컷은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순순히 치어들을 받아들인다.

매우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디스커스가 이런 급작스런 동작에도 놀라지 않는다는 것은 암, 수 서로가 계획된 행동이 아니면 어렵다.

이렇듯 단지 3초지능이라고 깎아내리기엔 석연찮은 그들만의 지능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번식은 어류가 보여줄수 있는 가장 복잡한 행동패턴이기에 그들의 지능을 확인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다는게 아쉬울 뿐이다.

간혹 키우는 애어(愛魚)가 어항 앞에 가면 밥 달라고 알아본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이건 지능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조건반사에 의한 행동으로 이를 이용한 재밌는 놀이도 있으니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

 

▲ 플라워혼 유화. 친구가 그려준 작품이다

by 민지영 2010.10.26 07:06
진짜 신기하군요.  모든 생명체가....
by 박경준 2010.11.23 12:17
인간 여자가 제일 신기하던데요? ㅋ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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