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국새를 찾아낸 사연
by 혜문스님 | 14.04.14 20:30
 
 
 
 
반환이 임박한 대한제국 국새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2009년 미국 국가기록보존소에 소장된 아델리아 홀 레코드란 문건을 발견했을때 사건이 여기까지 발전하리라고는 차마 상상하지 못했다.
 
미국 국가기록보존소에는 6.25 당시 미군 병사가 서울에서 훔쳐낸 문화재에 대한 조사 기록이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보관되어 있었다. 미국 국무부 관리 '아델리아 홀'이란 여성이 정리한 기록물이 이었다.(아델리아 홀 레코드). 그속에는 6.25 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절도당한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왕실어보에 대한 기록이 'korea official seals'이란 제목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한강에서 바늘 찾는 마음으로 나는 이 비밀의 파일을 최초로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미국 국무부에 한국 대사관이 제출한 도난 신고 기록, 볼티모아 선이란 신문과 대한민국 양유찬 대사의 인터뷰 기록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도난신고를 접수하고, 한국 정부로 국새와 어보를 찾는 대로 돌려주려는 노력을 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일부는 한국으로 반환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었다.
 
 
 
 
▲ 아델리아 홀 레코드에 기록된 대한제국 국새및 조선왕실어보의 분실신고 기록 (56.5.22 국무부 일지)
 
 
정부기록을 확인해 보니 정부는 그 당시 아델리아 홀 레코드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무엇을 돌려받았는지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 모든 것이 불모지인 상태에서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왕실어보를 되찾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일일이 영문기록을 검색하고 자료를 분석하는 고난도의 작업이 수년간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나는 LA 카운티 박물관에 소장된 문정왕후 어보의 소장실태를  알게 되었다. 재미교포들의 도움과 지인들, 문화재제자리찾기 회원들의 후원으로 수차례 미국을 오간 끝에 2013년 9월 우리는 LA 카운티 박물관으로 부터 문정왕후 어보를 반환하겠다는 결정을 받았다.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기적적인 결과였다. 순수 민간의 힘으로 일구어냈다는 면에서 의미도 더욱 큰듯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문정왕후 어보의 반환결정이 미국사회에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골동품상의 제보가 있었다. 이 제보를 받은 미국 국토안전부는 샌디에고에서 조선솽실인장으로 추정되는 9점을 추가 압수한다.
 
 
놀랍게도 여기에 대한제국 국새 '황제지보'가 모습을 나타냈다. 2013년 10월 미국 국토안전부는 내가 찾아낸 아델리아홀 레코드의 기록을 토대로 도난품임을 확정하고, 압수 조치 후 한국으로 반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 아델리아 홀 레코드에 기재된 대한제국 국새에 대한 마이크로 필름 색인 774번 필름에  Korean official seals (옥새)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인연은 또 다른 인연을 파생시킨다. 육지가 끝난 곳에서 바다가 시작하듯이. 아델리아홀 레코드의 발견이 문정왕후 어보를 찾게 하고, 문정왕후 어보는 대한제국 국새를 찾게 한 셈이다. 그끝이 어디서 종결될지 모르지만, 어느 한사람의 노력을 넘어서서 움직이는 운명의 장엄한 역동력에 그저 놀랄뿐이다.
 
 
이달 하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대한제국 국새를 들고 와서 우리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직접 대한제국 국새를 돌려주기를 희망한다. 6.25 전쟁이 끝난지 60여년. 분단과 전쟁의 상처에 신음하던 우리들에게 미국 대통령의 대한제국 국새 반환은 희망의 메시지가 될 듯하다. 그런 꿈은 과연 이루어질수 있을까? 응답하라 오바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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