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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정신세계수행자, IT전문가, 영화감독, 연극배우, 라디오방송기자 등 다양한 인생 여정을 거쳐 현재 뉴욕에서 옐로캡을 운전하고 있다. 뉴욕시내 곳곳을 누비며 뉴요커들의 삶을 지척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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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킹 독립선언

글쓴이 : 황길재 날짜 : 2018-07-10 (화) 13: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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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독립기념일 인디펜던스 데이다. 아침에 일어나 10시간 휴식이 지나기를 기다려 출발했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또 방향을 놓쳤다. 네이슨이 옆에 있었으면 엄청 야단쳤을 것이다. 덕분에 20마일 이상을 어려운 길로 우회(迂廻)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휴일이라 저지시티 근방 교통이 한산했다. 95번 도로는 평소에도 자주 다녔던 곳이다. 뉴욕 지척까지 오고도 집에 못가다니. 가야 할 스프링필드와는 반대방향이고. 정신 바짝 차리고 목적지 근처에 왔는데 또 한번의 고비가 왔다. GPS와 퀄컴 모두 좌회전 하라는데 실제 도로 사인은 좌회전 금지다. GPS 보다는 실제 도로 사인이 우선이다. 망설일 틈이 없다. 일단 직진했다. 한쪽에 트럭을 세우고 구글맵을 확인했다. 목적지인 트로피카나 공장까지는 다른 연결되는 길이 없다. 머리에 지진(地震)이 온다. 잘못 길을 들면 트럭이 지날 수 없는 낮은 다리 밑으로 간다거나 경찰에 잡혀 벌금을 문다거나. 영원히 발송처에 못 간다거나. 일단 트럭을 돌려 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퀄컴으로 다시 위치를 잡으니 어느 길로 안내한다. 서클을 도는 것인데 트럭이 돌만한 크기가 아니다. 오프트랙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턱이 낮아 트레일러 바퀴가 넘을 수 있어 망정이지. 큰 벽이나 바위라도 있었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다시 나가니 우회전이 가능했다. 겨우 트로피카나에 도착했다. 드랍 앤 훅이다. 가져간 트레일러를 떼어 놓았다. 드랍 트레일러 검사 보고를 보내는데 수리가 필요하냐는 항목이 있었다. 수리는 필요하지 않다. 운행에 하등 지장이 없는데다 외관상으로도 큰 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어제 저 상태의 트레일러를 받았더라도 문제 없다고 보고했을 정도의 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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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든 트레일러를 받아 연결했다. 쥬스 15팰럿. 공간을 얼마 차지 하지 않아 로드락 2개를 설치했다. 배달처는 두 곳이다. 가다가 중간에 주유를 해야 한다. 주유소로 향했다. 뉴저지 도로 풍경은 익숙하지만 트럭으로 달리니 색달랐다. 예전에 등산 다닐 때 갔던 길도 지났다.

 

운전하며 가는데 자꾸 메시지가 들어왔다. 리퍼 온도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10통도 넘게 들어왔다. 주스인데 얼지 않도록 32도를 유지하라는 주문이 서류에 있었다. 회사에서온 메시지는 5도 이내 가변 온도로 하라는 것이다. 32도로 설정하고 5도 가변 온도면 27도에서 37도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냉장한다. 화씨 27도면 어는 온도 아닌가? 주유소 가서 다시 확인해야겠다.

 

러브 주유소에 도착했다. 적립카드를 먼저 만들어야지. 그래야 무료로 샤워도 한다. 카운터에서 적립카드를 받았다. 스마트폰 앱을 다운 받아서 즉석에서 가입했다. 156갤런을 넣으라고 했는데 실제로 넣으니 150갤런이 겨우 들어갔다. 운전석 사이드 미러 아래 볼록 거울을 바깥으로 힘껏 밀었더니 돌아갔다. 진작에 이걸 알았더라면 어제 사고도 없었을 것을. 다시 출발해서 가는데 전화하라고 메시지가 들어왔다. 도로 옆에 공간이 있어 트럭을 세우고 통화했다. 32도 설정에 5도 가변 온도(可變 溫度)로 하란다. 그래 내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 시키는대로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니 한결 나았다. 10단 기어에 크루즈 세팅으로 계속 가니 오토나 다름 없었다. 운전도 한결 편해졌다. 그래 히마찰 잘 하고 있다. 열심히 달려라. 우리 잘 해보자.

가는 도중 국지성 폭우가 간간이 쏟아졌다. 산간 지역이라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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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배달지 80마일 정도를 남겨 놓은 지점에서 TA 트럭스탑에 들어갔다. 자정부터 아침 9시까지 배달 시간이다. 휴일이라 지금 가도 일을 안 할 것 같았다. 공간은 널널했다. 100대 정도 주차 가능할 정도로 큰 곳이다. 이런 외곽지역에서 오후 6시면 아직 시간도 이르다. 내 바람대로 사선 전진주차까지 가능했다. 오면서 생각했는데 왼쪽 후드 미러도 차체를 거의 반이나 비추고 있다. 이것도 움직이지 않을까? 돌려 보니 돌아간다. 도대체 전 사용자는 무슨 생각으로 사이드미러와 후드미러를 안쪽으로 돌려놓았을까?

 

식당에 갔다. TA에는 컨츄리 프라이드라는 식당이 있다. 트럭스탑에서 가장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야채 샐러드와 수프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메인 요리는 반만 먹고 용기에 담아 왔다. 웨이트리스에게 넉넉한 팁을 주고 나왔다. 오전 4시면 10시간 휴식이 끝날 때니 그 시간에 맞춰 출발하자.

 

이제부터 실수는 없다. 한 사람의 당당한 트럭커로 서자. 나의 독립 선언문이다.

 

비가 심하게 오는데 침실 한쪽 창문으로 물이 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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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과 장발장

       

      

오전 4시에 일어났다. 준비하고 430분에 출발했다.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가면서 날이 밝았다. 1차 배달지는 주택가 주변에 있었다. 하적장도 좁았다. 어려운 조건이다. 야드자키에게 사무실이 어디냐고 물으니 자기를 가리킨다. 그리고는 저쪽 탱크 옆에 주차하라고 했다. 알리닥 후진주차로 트럭을 세우고 접수 사무실로 갔다. 아무도 없었다. 트럭으로 다시 오니 아까 그 야드자키가 있었다. 7번 닥에 트레일러를 대고 서류는 그 안에 넣어 두라했다. 내 실력으로 가능한 공간이 아니다. 좁은 마당에서 회전이 되나? 시도해봐야지 하는데. 옆에 주차해 있던 트럭 운전사가 다가왔다. 아예 여기서부터 후진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저 마당에서 턴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자기가 뒤를 봐주겠다고 했다. 나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사실 두 번째면서. 그는 서두르지말고 천천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뒤를 봐주며 이리저리 방향까지 지시했다. 그의 도움으로 닥에 트럭을 댈 수 있었다. 네이슨의 분신(分身)이 온 듯 했다. 차이점이라면 화를 내지 않는다는 점.

 

하적을 마치고 확인해보니 팰럿이 5개 남았다. 그런데 서류에는 팰럿을 5개 내린 것으로 돼있다. 나는 내가 15개를 싣고 온 줄 알았는데. 15, 25개였던 것이다. 서류가 총 3개였는데 나는 합계 10개를 15개와 더 해 15개로 계산했던 것이다. 어제 보고를 잘못 했네. 라이브 로드 콜 전화할 때 내가 잘못 얘기했어도 디스패처가 알아 들은 것이었구나. 바담풍을 바람풍으로.

 

올 때 왜 이리 턴이 힘든가 했더니 트레일러 타이어가 가장 뒤에 있었다. 화물을 싣거나 내릴 때는 안정성을 위해 보통 그렇게 한다. 후진할 때도 트레일러 후면의 스윙이 적어 편하다. 하지만 주행할 때는 전체 차량 바퀴 간격이 길어져 회전이 불편하다. 어제 그걸 깨닫고 트럭스탑에서 출발할 때 텐덤 타이어를 앞으로 보내야지 했는데 까먹었다. 여기서라도 하고 가야겠다. 그런데 지금껏 내가 보던 텐텀 릴리즈와는 다른 방식이다. 버튼이 있긴 한데 모양이 다르다. 움직여봐도 꼼짝 않는다. 자세히보니 버튼을 누르라고 돼있다. 보통은 당긴다. 운전석으로 가 트레일러 브레이크를 잠그고 다시 돌아와 버튼을 힘껏 눌렀더니 들어가며 잠금핀이 빠졌다. 바퀴를 최대한 앞으로 보냈다. 그 이후로는 회전이 한결 편했다.

 

2차 배달지의 약속은 내일 아침 8시다. 가다가 휴게소에 들러 전화를 했다. 내일 약속인데 혹시 오늘 가도 되겠냐고.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다. 2시간 걸린다고 했다. 11시까지 오란다. 그 이후에는 늦다고. 이것도 네이슨에게 배운 것이다. 일찍 가도 되는지 항상 물어보라고. 단 월마트는 예외다. 어제 로드 취소돼 하루 공친 것 충당(充當)됐다.

 

열심히 달렸다. 1040분에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회사 건물이 안 보인다. 새로 조성됐는지 지도에서도 더 들어가서 있다. 좀 더 들어가니 회사 이름이 적힌 건물이 보였다. 밤에 왔으면 못 찾고 헤맸을 것이다. 이래서 낮에 움직이는 게 좋다. 입구 앞에서 전화하니 12시 약속을 잡아 준다. 그런데 바로 전화가 왔다. 74번 닥을 배정받았다. 공간은 널널하고 다른 트럭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참을 헤맸다. 간단한 직선 후진을 못 하고 몇 번이고 왔다갔다 했다. 내가 이렇게 후진을 못했나? 주차선 안에만 집어 넣으면 되는 시험과는 달리 닥에는 정확하게 대야한다. 그 정확도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사무실로 가 체크인을 했다. 사람들이 친절했다. 이곳도 럼퍼피를 따로 받았다. 그제보다 수월하게 수표를 끊어져 줬다. 화장실 이용하고 자판기에서 과자 한 봉지 사 먹었다. 옆 테이블에 빵 한 봉지가 있다. 가게에서 대개 2달러에 파는 빵이다. 뭐지?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화장실도 비었다. 만져보니 약간 차가운 기운이 있다. 오늘 아무 것도 안 먹었다. 나는 그 빵을 주워 들고 트럭으로 가 먹었다.

 

서류가 준비 됐다는 전화를 받고 사무실로 가 서류를 받고 돌아왔다. 트레일러를 닥에서 분리하니 안에 주스가 한 팩 있다. 엇 뭐지? 클레임인가? 클레임 얘기 없었는데? 네이키드 망고 주스 작은 병이다. 8개 포장 중 한 병이 터졌다. 서류를 보니 손실 처리 돼있다. 나 먹으라고 남겨 둔 것인가 보다. 그럼 아까 그 빵도 포장 파손 등의 문제로 나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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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침대칸에서 잠깐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트럭이 앞으로 가고 있었다. , 내가 브레이크를 안 잠궜다. 평지인 줄 알았는데 약간 경사가 있었던 것이다. 공간이 넓고 주변에 사람이나 차량이 없어서 망정이지 큰 일 날 뻔 했다.

 

회사 입구 밖에는 트럭 주차장이 있었다. 이런 곳이 좋다. 대도시 주변 복잡한 지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여유 있게 서류 작업을 마치고 주변에 트레일러 세차장이 있나 찾아봤다. 몇 곳 있다. 오늘은 샤워도 해야지. 러브 주유소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는 러브 주유소가 없다. 50마일 정도 가야 있다. 그 사이 다름 화물이 들어왔다. 오하이오에서 미주리로 가는 화물이다. 약속을 지키는 구나. 트레일러 세차부터 하고 가다가 트럭스탑에 들러 밤을 새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트레일러 세차장은 핏츠버그에 있었다. 반대 방향이긴 하지만 20마일 정도니 괜찮을 듯 하여 그쪽으로 향했다. 히마찰 운전은 한결 편해졌다. 다운시프팅도 부드럽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세차장이 없다. 들어가보니 어떤 탱크 회사였다. 세차 시설이 안 보였다. 공연히 남의 회사 한 바퀴 돌고 나왔다. 뭐야 이게. 시간 낭비만 했다. 가다가 다른 곳에서 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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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 정도 남겨두고 파일럿 트럭스탑에 도착했다. 생각보다는 작은 곳이지만 낮이라 주차 공간 여유는 있었다. 역시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 게 좋다. 이곳에서도 한 방에 주차를 못 하고 몇 번을 전후진했다. 최종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내가 지금껏 한 주차 중 가장 반듯한 편에 든다. 파일럿에서는 주유한 적이 없어 포인트가 없다. 12달러 내고 샤워를 했다. 월요일 호텔에서 나온 이후 처음 샤워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 날도 덥고 땀도 많이 흘렸다. 특히 머리를 감고 싶었다.

 

아무래도 가는 동안 트럭 세차장이 없을 것 같다. 아무 세차장이나 갈 수 있지 않다. 회사와 협약을 맺은 곳이라야 한다. 최악의 경우 손으로 청소하는 방법이 있다. 주스를 싣고 와서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데다 파손된 팰럿 조각도 적었다. 전에도 세차장을 못 찾아 네이슨과 손으로 청소한 적이 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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