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강인하며 능력있고 인간미까지 넘친다.
올해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강력 추천하는 글이 뉴욕타임스에 실려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실 언론특보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근무한 마크 세돈은 '왜 앙겔라 메르켈이 유엔을 이끌어야 하나'라는 글에서 "새로운 사무총장은 동구권과 여성이 되야 한다는 강력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야말로 최고의 적임자(適任者)"라고 사무총장이 되어야 할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마크 세돈은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등 사실상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자천타천(自薦他薦) 여러 후보들이 나왔지만 아직 유엔 내부에서만 거론하는 아주 유명한 후보자가 있다. 다름아닌 메르켈 총리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 더이상 총리직을 수행하지 않을 예정인 메르켈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KGB 관리로 드레스덴에 있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누구보다 잘 안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은 메르켈의 인내(忍耐)를 혹독하게 시험했지만 그녀는 푸틴과 줄기차게 통화했고 러시아와 미국을 중재하는 특별한 능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유럽난민 위기에서 특유의 리더십으로 수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인도주의적 조치는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론 수상의 인색함과 동유럽 지도자들의 외국인혐오증과 확실히 비교되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또한 지난해 그리스 경제가 또다시 급불안으로 '유로 존'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리스 국민의 분노를 달래며 양쪽이 만족하는 출구를 제시하는 수완을 발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 세돈은 "반기문 총장이 개혁을 위해 싸웠음에도 유엔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외부인들을 경계하고 있다. 새롭고 다극화(multipolar)된 오늘날 국경을 넘어서는 분쟁들을 조종하기란 정말 힘든 문제이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도전을 해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바로 독일 총리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크 세돈(53)은 영국 출신의 언론인으로 '중동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의 유엔 출입기자로 일했다. 2014년 유엔 사무총장실 언론특보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다음은 기고문의 주요 내용입니다.
유엔 초대 사무총장 두 번째 임기 중 물러난 트리그브 리(노르웨이)의 사퇴 이유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重壓感) 때문인지 자신을 미는 나라들에게 자신의 필요불가결성을 일깨우려 했는지 명확치는 않다.
유엔의 8번째 수장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올해를 끝으로 총장직을 내려놓는다. 초대사무총장 트리그브 리가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직업(the most impossible job in the world)'이라고 묘사한.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지난달 유엔은 총회 의장 모겐스 릭케토프트와 당시 안보리 의장 미국의 서맨사 파워의 공동서한을 통해 사무총장 후보자들을 찾는 절차에 들어갔다.
사무총장 선출을 좀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압력에 따라 안보리는 한명 이상의 후보자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안보리가 제시한 후보자가 거부되는 일이 한번도 없었지만 말이다. 넬슨 만델라가 개혁을 외치며 창설한 글로벌 리더스 그룹의 하나인 전 아일랜드 대통령 메어리 로빈슨은 얼마전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현재의 상태로 남겨두는건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9년전 반총장이 선출됐을 때 다르푸르 전쟁은 그가 대처(對處)해야 할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 전쟁이 더 많아졌고 아주 심각하고 다루기 힘든 일이 되고 있다. 가장 골치아픈 것은 벌써 6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이다. 반총장의 최선을 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을 끝내는 방법을 찾는데 실패했다.
유엔은 종종 이런 실패에 대해 비난받는다. 실은 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과 해당지역 도발국의 책임이지만 상임이사국들은 이러한 역학관계를 바꾸고 유엔의 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포르투갈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을 두 번 역임한 전 수상 안토니오 구테레스를 추천했다. 비공식적인 로테이션 원칙이지만 동구권국가들은 이번엔 자기들 차례라고 압력을 가한다. 또한첫 여성 사무총장을 낼 때가 됐다는 여론을 반영해 불가리아의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회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EU 집행위 부위원장이 출마의사를 피력했고 뉴질랜드의 전 수상 헬렌 클라크, 아르헨티나의 신임 외무장관 수산나 말코라도 하마평(下馬評)에 오르고 있다.
아직 유엔의 내부자들만 거론하는 내용이지만 좀 더 유명한 여성 후보자가 있다. 바로 독일 총리 안겔라 메르켈이다. 지난해 그녀의 후보 가능성에 대해 독일 미디어의 보도가 있었다. 비록 곧 수면아래로 내려가긴 했지만. 메르켈은 뉴스매거진 스피겔에 내년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문호개방정책이 유럽의 이민위기로 저항받는 지금이야말로 명예로운 퇴진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다.
어떤 후보자도 유엔의 권위를 마법(魔法)처럼 회복시킬 수 없다. 하지만 메르켈이라면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녀는 여성이자 동독(동구권) 출신이다. 더 중요한 것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KGB 관리로 드레스덴에 있었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잘 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은 메르켈의 인내를 혹독하게 시험했지만 그녀는 푸틴과 줄기차게 통화했고 러시아와 미국을 중재하는 특별한 능력을 과시했다.
유럽난민 위기에서 그녀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괄목할만한 조치를 취했고 자신의 인도주의적 성향을 잘 보여주었다. 지난해 이민의 물결이 최고조(最高潮)에 이르렀을 때 절박한 수만명의 난민들을 받아들인 메르켈의 호의는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론 수상의 인색함과 동유럽 지도자들의 점증하는 외국인혐오증과 확실히 비교되었다.
또한 메르켈은 지난해 그리스 경제가 또다시 급전직하(急轉直下)하면서 유로존에 대한 실제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리스 국민의 분노를 달래며 출구를 제시하는 수완(手腕)을 발휘했다.
반기문 총장의 후임을 정하는건 사실 버거운 일이다. 반총장이 개혁을 위해 싸웠음에도 유엔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외부인들을 경계하며 숨죽인 채 있다. 새롭고 다극화(multipolar)된 세상인 오늘날 국경을 넘어서는 분쟁들을 조종하기란 정말 힘든 문제이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도전을 해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바로 독일 총리이다.
Why Angela Merkel Could Lead the U.N.
By MARK SEDDONFEB. <NY Times>
http://www.nytimes.com/2016/02/15/opinion/why-angela-merkel-could-lead-the-un.html?ref=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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