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하여
아래 소개올리는 글은 3월 30일 미동부해외특별교구에서 주최한 "미주한국불교의 미래" 세미나에 대한 불교신문 기사를 읽고 2주전에 작성한 글입니다. 행사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그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어 이 글을 작성하였으나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된 행사에 대하여 행서전에 이견(異見)을 쓰는 것은 자칫 행사에 누를 끼칠 수도 있을 것같은 염려 때문에 저의 개인블로그에만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미리 예정된 출장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였으나, 행사가 끝나고 하루가 지난 지금 이 행사가 미주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풍성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립니다. - 편집자주
<美동부 해외특별교구, 3월 대안마련 세미나>
서경보스님이 1964년 6월 미국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미국의 한국불교 포교는 지금 얼마만큼 왔을까. 이후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노력은 구산스님, 숭산스님 등을 거쳐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주 한국불교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끈다.
미동부 해외특별교구(교구장 휘광스님)는 오는 3월30일 뉴욕 불광선원(佛光禪院)에서 ‘미주 한국불교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불교 보다 일찍 미국에 진출한 일본과 중국의 포교 역사를 짚어보고, 이민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동부 해외특별교구는 “과거 가족 단위 이민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유학생이나 젊은 층이 정착하는 형태로 변하면서 이민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종교에 관심이 없어, 새로운 신도 영입이 어려워지면 앞으로 신도수 감소와 고령화라는 큰 변화가 찾아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주 한국 불교계가 고민하는 문제를 이미 일본 불교계는 경험했다”며 “이민자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 조동종과 하와이에 스님을 파견한 정토진종의 포교 활동을 분석하고 어떻게 미국사회에 뿌리내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토론은 일본의 정토진종, 조동종의 정착화 과정과 현황을 통해 한국 불교의 미래를 논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세미나에는 하와이대학 교수 성원스님이 정토진종의 하와이교구 정착과정과 미국정착화, 일본 조동종 스님으로 미국 USC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던컨 월리암스 스님이 조동종 현황, 송광섭 미해군대학원 교수가 정토진종 현황, 서영민 라과디아 커뮤니티 대학 교수가 한국과 일본의 미국 이민자 비교 분석을 주제로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불교신문 2885호/2013년 2월 2일자>
불교신문의 보도 전문입니다.
이 기사를 통해 본 "미주 한국불교의 미래" 세미나에 대해서 약간의 다른 관점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첫째, 이 세미나는 미주일본 불교계의 과거가 미주 한국불교계의 미래라는 전제 하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둘째, 불교 내부 문제의 원인을 불교 바깥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셋째, 불교의 문제를 불교적인 관점에서 성찰하지 않고 비불교적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일본의 미주불교는 일본불교의 전통과 일본 본국사회의 반영으로서 미국이라는 스크린에 투사된 모습입니다. 미주한국불교는 한국과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과 특징이 미주사회에서 발현(發現)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통점은 양쪽 모두 미국에 정착한 이민사회라는 점 뿐입니다. 스크린의 바탕색이 붉으면 투영되는 모습은 붉게 비칠 것이고 푸르면 푸르게 비칠 것이지만 두개의 다른 쟝르의 영화가 같은 스크린에서 오리지널 필름의 내용까지도 같아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주일본불교가 미국에서 성공적인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할지라도 그 성공의 방식이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인가 하는 점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미 백년 전에 일본식 불교를 받아들였다가 한국불교가 아예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릴 뻔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왜색불교의 폐해는 성철스님이 주도한 봉암사 결사(結社), 즉 한국불교 고유의 방식을 통해서 가까스로 극복된 역사를 참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주한국불교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 세미나 역시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하여 마련되었을 것입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간절하면 이런 세미나까지 기획하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저 역시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헌데, 미주한국불교의 어려움은 이민자 감소와 미주유입 한인들의 패턴 변화에서 발생한 것인가? 그게 제일 큰 원인인가? 라는 점을 생각하면 세미나의 초점이 이보다 직접적인 원인들에 맞춰졌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불교계 안에서는 아무런 성찰과 반성의 대상이 없이 단지 이민패턴의 변화로 불교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불교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체의 하나로서 역사학이나 사회학 등과 같은 학문의 힘을 빌어 스스로 성찰하고 진단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최우선인가? 만능인가? 하는 점은 불자인 우리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불교계에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을 육바라밀과 팔정도에 비추어 성찰하고 평가하려는 노력과 시도, 그것이 진정으로 불교인으로 구성된 불교계를 성찰하고 진단하고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법을 믿고 법을 따르며 법을 따르는 사람들을 결집하여 부처님께 회향(回向)하는 데 있어서 장애가 되는 것이 무엇인가? 이민자 감소인가? 아니면 우리들의 탐진치(貪瞋癡)인가?
저는 이 문제를 미국에서 오랜동안 생각하면서 이곳의 문제가 결국은 한국 본토 불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단지 미국이라는 황무지같은 환경에서,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더 적나라(赤裸裸)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본국이 잘되야 이민자도 잘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국의 불교가 여법(如法)하면 그 토양에서 파생된 해외불교도 잘 되게 되어 있습니다.
기후와 여건 등의 이유로 인한 특수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 문제 역시 작은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근본문제는 아닙니다.
물론 근본문제는 본국에서 뛰어나신 분들이 다루시겠지만, 기왕에 그리고 모처럼 미주에서 마련한 미주불교를 위한 세미나인만큼 현지의 특성과 문제에 촛점을 맞춘 논의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유에서 볼 때 보다 불교적이고 보다 효과적인 세미나를 기획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다 불교적이고 효과적인 세미나의 토픽은 무엇일까?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미주불교신문사는 2012년 12월 인터넷판 미주불교신문을 발행하고자 미주한국불교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www.koreanbuddhism.us를 개통하며 미주한국불교 커뮤니티 캠페인의 발문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법과 방향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 바 있습니다.
미주불교신문사는 미주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한 활동방향을 세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체계적인 불교교육 제도 마련과 확립
둘째. 불교인들간의 네트웍 시스템 구축과 운영
셋째. 불교인들에게 드릴 수 있는 이익과 혜택의 창출
미주불교신문사는 불교인의 성공과 행복이 바로 불교발전의 토대이자 비결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이민사회에서의 불교는 불교인들이 낯설고 험난한 이국사회에서 적응, 생존하고 나아가 새로운 땅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조력해야 한다는 사명이 있습니다.
미주불교신문사는 이와 같은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보도뿐만 아니라 각종 불사를 진행할 것입니다.
미주불교신문사는 커뮤니티의 어젠더 세터로서
정법홍포(正法弘布)와 공공의 이익 구현이라는 책임과 사명을 가지고
앞서 말씀드린 우리의 세가지 활동방향을 실천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하고 제안해 나아가겠습니다.
불교인 여러분들의 따가운 질책(叱責)과 뜨거운 조언(助言)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주불교신문사 편집국
*********(본 사이트 community>캠페인> 미주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하여!/ 2012년 12월 15일 포스팅)
이것 말고도 할일이 태산같겠지만 이 정도만 성취해도 미주한국불교는 진일보 하지 않겠는가 하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불교발전을 위한 논의와 토론은 다양할수록 좋고 많을수록 좋습니다. 모처럼 행해지는 미주불교 발전을 위한 세미나는 비록 저의의 관점과는 다르지만 평소에 볼 수 없는 귀한 분들이 패널로 참석하여 귀한 법문을 내려줄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이날의 결론이 탁상공론(卓上空論)으로 그치지 말고 실천적 결론으로 이어져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도화선(導火線)이 되었으면 하는 바입니다.
미동부 해외특별교구의 "미주한국불교의 미래" 세미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2013년 3월 14일
미주불교신문사 편집국장
이종권 합장
